책에 미친 어떤 사람들


알폰스 슈바이거르트의 <책이 되어버린 남자>에서 주인공은 책을 도둑질 한다. 그리고 책이 되어 죽는다. 그 전 사람도, 그 후 사람도 동일한 운명을 살다 죽는다. 클라스 후이징의 장편소설인 <책벌레>는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이름도 이상한 조란 지브코비치의 <환상의 도서관> 역시 책 때문에 이상한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이야기다. 소설이지만 근대적 책 이야기를 다룬 <1417년, 근대의 탄생>이란 책도 역시 책을 위해 인생을 건 어느 광기의 사람을 다룬다. 그 외도 책 사냥꾼이란 제목과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많다. 그 책들의 한결같은 주제는 책이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종종 바꾸어 버린다는 것이다. 책이 현실인지, 현실이 비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들어 한다.


궁금한 건, 한 권의 책 때문에 살인이나 엽기적 삶이 가능한가이다. 나도 책이 미쳐 산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삶이 힘들다. 운전하면서도 신호에 걸리면 책을 읽는 정도록 광적이다. 그런데 살인까지 하기는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살인은 아니지만 모험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에 우수완 작가가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를 펴냈다. 많은 분들에게 찬사를 받을 만큼 재미와 프롯이 확실하다. 나 또한 한국 사람 최초로 책 사냥에 대한 소설을 써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도 후에 쓸지 모를 주제다. 비슷한 종류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책벌레들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가면서 그들만의 개성과 특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몇 가지를 들면, 책이 손에 들려있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것, 언제나 책을 들고 다는 것.-심지어 술자리에도 읽지 않지만 책을 들고 간다. 자기가 사는 주변의 서점을 잘 안다는 것, 책 때문에 부부싸움을 종종 하면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것 등이다. 심지어 이혼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책과 재혼하려는가? 이건 조금 심하다. 


봄이며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올라가면 한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온 벽을 덮는다. 책벌레들도 그렇다. 처음 한 두권 산다. 수십권이 되면 둘 자리가 마땅치 않아 책장을 산다. 수년이 지나면 수백권 수천권이 된다. 다시 책을 구입하지만 역부족이다. 이벽 저벽, 안방, 부엌, 심지어 화장실까지 책으로 덮는다. 다른 가족들은 투덜거린다. 그러다 부부싸움까지 이어진다. 곧 화해하기를 밥 먹듯 한다. 책에 미친 증거다. 


하여튼 결론은 오수완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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