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문자 수가 20000명이 넘었다. 방문자 수가 아니라 방문 횟수가 정확하긴 하다. 하루에 몇 번씩 드나드는 이도 있을 테니 그들 각자의 방문 횟수 누적분이 20000번이 넘었다 해야 할 테다.

 기실 이 20000만 번의 방문 중 누군가는 사소한 그리움으로, 어떤 이는 심상한 마음으로 드나들었겠다. 있는 글이라 해봤자 내 일상과 그와 연계된 영화와 음악 그리고 책이 다 이니 간절함이란 단어는 사치겠다. 그저 바지런 떠는 누군가의 손품이 그대와 나 사이를 바투 이어준 게 아닐까 한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애절함보단 조금 덜 한 그리움으로, 버릇삼아 방문한 적이 있다. 드팀전, 바람구두, 로쟈의 서재가 그것이다. 팀전님의 서재는 음악에 대한 깊이와 삶에 대한 성찰로 빛났다. 그 분의 올곧음과 일상의 사소함에 대한 고민들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자지레한 일상과 싸우는 그 묵직한 걸음이 좋았다. 일전에 내 서재를 방문하여 글을 남겨 주었을 땐 그 발품이 고마워 하루가 가도록 행복한 적이 있었다. 지금 그 분은 가고 서재는 괴괴하니 시절이 참 부질없다.

 바람구두님은 언제나 좋은 글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분의 글은 상식을 넓혀주고 감성을 살찌우게 했다. 수많은 말이 오가는 현실 속에 무엇이 옳은지 알기 힘들 때도 그의 서재를 찾아가곤 했다. 그분의 생각을 읽고선 나를 바로 세웠다. 나와 그의 생각을 겹쳐 보기도 하고 에둘러 생각을 벼려가기도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곤 했다. 이제 풍소헌엔 겨울바람만 그득하니 그 적적함이 실로 안타깝다.

 로쟈님의 서재는 다소 어려웠다. 수많은 철학자와 상징어가 미만한 글 속에서 내 삶은 비루해보였고 그 분의 앎은 지극히 높아 보였다. 덕분에 내 미욱함을 탓하며 이것저것 책을 읽는데 적잖은 모티브가 됐다. 그 분 서재에 나오는 여러 생각과 철학자들이 하나씩 눈에 익어갈 때마다 나는 감사하였다. 내 부족함을 채워감이 감사했고 꾸준히 생각할 거릴 던져주는 생각의 넓이가 고마웠다. 허나 얼마 전 다소 부질없는 논쟁에 휘말려 운신의 폭이 위축된 듯하여 마음이 짠했다. 그래도 위 세 분의 서재 중 넉넉한 드나듦이 지금껏 계속 돼오기에 그 꾸준함이 고맙다.

 20000번의 방문 횟수 중 절반 이상은 즐찾을 등록한 이들의 발품이었을 테다. 항상 아껴주시는 휘모리 누나와 바람결님 또한 언제나 마음을 슬겁게 해주어 실로 소중한 인연이다. 오늘도 소중한 지인과 커피를 마시며 알라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떠난 이도 남은 이도 다들 멋진 분들이기에 항상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빈말이 너울대는 세상이지만 실로 마음을 담은 간절함이니 그 마음 씀이 다름을 알아줬으면 한다. 누군가의 행복을 희원(希願)하며 인정받기를 원하는 이 잗다란 마음부터 우선은 두루 살펴야겠다. 겨울의 드셈도 이젠 사위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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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2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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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7 18: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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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8 0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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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8 1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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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2-0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만명의 방문자 수,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한 번 들어온 방문자가 같은 날 또 들어온다고 해서 방문자가 추가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루에 2만명이 들어온 셈입니다. 그러니까 참 대단한 일입니다. ㅋ 더욱 전진하시길...

바밤바 2010-02-12 19:4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밥벌이에 열중하다 보니 글 쓸 시간이 없네요.
ㅎㅎ 그래도 틈틈히 생각을 벼리려 자주 들릴테니 님 도 많은 방문 바라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