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분석적으로 변해가는 걸 느낀다. 사소한 말에도 정치경제학적인 함의를 찾고 어느 집단의 구조를 애써 해체하고 다시 고갱이를 찾아 나선다. 항상 허술해지고 더 비우려 했지만 지적욕망에 다시금 몸을 의탁한다. 애써 어려운 용어를 쓰고 어려운 주제를 꺼내는 건 아니지만 점점 말은 표의문자처럼 혼탁해진다. 일상의 사소함을 말로 쪼개고 싶은데 다들 귀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려고만 한다. 최근 철학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난독증이 심해진다. 가슴이 뛰고 심장이 요동친다. 내 언어는 주인의 품을 떠나 저 먼곳으로 떠나버리고 내 고민은 가슴을 파고들어 신경마저 잔약하게 만든다. 공부가 부족한 탓이 아니라 마음이 알차게 여물지 못해서일게다. 공부를 할수록 세상사를 잗다랗게 보니 말이 넘치고 몸은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