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한시간 가량 쓴 글이 날아가 버린 적이 있었다~ 훨훨~ 이글도 날아가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되긴 한다~ 훠이야 훠이야~ 오늘은 팬더와의 설전 때문에 잠이 안올 것 같다. 내게 유학을 가라며 아니가면 주종관계를 끊어 버리겠다는 팬더.. 무언가 애정이 작용하여 그런 무익한 압박을 가했다는 건 알겠다만.. 그아인 내가 자아성찰이라는 제목하에 적었던 페이퍼에 나오는 사람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항상 농담으로 건방진 팬더라 했었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지나쳤다. 나를 규정하려는 행동과 더불어 내 지인들에 대한 품평회가 일어난 것은 상당한 불행을 초래 할 잘못이였다. 상당할 것 까지 없다 하여도 팬더에 대한 애정이 눈의 여왕이 살았던 그곳마냥 차가워 지는 것은 서로에게 있어 불행이다.

 지금 오디오에선 칼리히터가 지휘한 뮌흐너 바흐 오케스트라의 요한 수난곡이 울려 퍼진다. 난 이곡을 처음 듣는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었을때를 떠올리게 하는 우울한 선율이다. 이것은 종교음악으로 요한이란 사람의 수난을 다룬거 같은데 구약성서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무엇때문에 일련의 바리톤과 소프라노들이 서양식 창가를 열창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최근에 읽은 카잘스의 자서전에서 바흐 음악의 위대함에 대한 격찬이 계속 이루어졌던 바 음악의 아버지의 품에서 그가 직접 낳은 자식들을 내 귀로 감상하고 있는 것이 가장 뜻 깊은 독후감이 아닐까 한다. 이 곡이 씨디 두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다 듣고 자려면 해가 뜨지 않을까 한다. 비가와서 해가 뜨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낮은 밤보다 더 조약한 형체를 띄고 있기에 낮밤의 구별은 가능할듯 하다.

 최근에 다시 무리한 독서로 인하여 보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 보는 눈을 지니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고 싶은 현실만 본다는 줄리어스 시저의 말이 떠오른다. 이런 눈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수 있는 권력이 없다면 상당히 불행한 인생을 살 것이다. 예전보다 생각이 많아졌지만 더 첨예한 고민으로 귀결되는 건 아마 그 새로운 각성에 의한 결과일 것이다. 팬더가 나에게 유학을 가라고 강요한 것은 나름 나의 재능을 아껴서 였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나름 선진 문물을 받아오거나 여러 학문을 접한다 한들 소통되지 않은 혼자만의 밀실로 귀결될 바에는 차라리 이 나라의 소시민으로 남으련다. 근자에 내가 가진 영화 디워에 관한 생각을 학교 홈피에 올린적이 있었는데 좀 말도 안되는 댓글이 몇개 있었다. 나는 그 글을 꽤나 공들여 쓰고 미적으로 아름다운 언어를 골라 쓰려고 노력했으며 여러가지 사상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글귀도 많았기에-물론 혼자 생각- 추천수가 높을 줄 알았다. 근데 별 거지같은 것들이 글의 논지는 보지 않고 길어서 못읽게다는 둥 아니면.. 애국심이 아니고 좋아서 보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둥.. 하는 말로 소통의 부재로 인한 과도한 아드레날린 분비를 일으켰다. 그래도 거지가 그 사람들 보다 낫다. 왠지 모를 파시즘의 기운과 독선과 아집이 느껴졌던 그들의 댓글 때문에 가녀린 내 가슴은 상처를 받았다. 아무래도 이런 약한 마음으로는 글써서 먹고 살긴 힘들고 전공인 경제학이나 열심히 해서 그런 가치관과 초월한 자본주의의 주류 이데올로기에 영합하는 인생을 사는게 좋지 않을까..글 쓰고 보니 참 있어보일려고 여러가지 난잡한 수사학을 동원한 것 같다. 일기도 남들 보는데서 쓰면 이런 폐단이 있다. 하지만 글 쓰기에는 도움이 된다. 정제되지 않은 거친 날언어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기는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가정하게 쓰는 것이 좋다. 가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위선적인 모습에 대항하기 위한 나의 소심한 무기는.. 파블로 카잘스가 첼로를 들었다면 나는 키보드를 들어야 겠다. 나는 투사다. 나약함에서 벗어나 데미안이 보여줬던 그 이상향으로 다가가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나의 껍질을 깨트리는 투사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피그말리온 효과의 결과로 인해 현실이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래 나는 투사다. 싸우자!!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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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tsam 2007-08-2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홈피에 올렸다는 그 글
url좀 올려봐라

바밤바 2007-08-25 02:09   좋아요 0 | URL
안된다~ 밝힐수 없다~ 움하하하.. 내가 수원놀러가면 갈챠주께^^ㅋ

flotsam 2007-09-02 17:50   좋아요 0 | URL
기대 할꾸마ㅡ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