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D] 색계 (2disc)
이안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대경DVD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피말리는 첩보전이 횡횡하던 시대의 은밀한 소통을 잘 잡아낸 쓸쓸한 영화.

<스포일러>

그는 혼돈의 시대에서 불신을 무기로 살아남은 신중한 사람이다. 대의에 속해있지 않기에 그녀와 애송이들의 암살표적이 된다.
  그녀는 시대와 애송이들이 연주하는 혼돈의 오케스트라에 휩쓸려 처음으로 전쟁을 직접적으로 경험한다. 애송이들은 대담한 암살 계획을 세우지만 고통을 감내하며 몸으로 부딪쳐 나가는 것은 그녀다. 특히 한 여인의 처음을 허무로 불사르는 의미심장한 계획을 세워놓고 발코니로 나가서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애송이들의 뒷모습은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녀와 애송이들의 바캉스는 객기의 쓰라린 추억만 남기고 끝이 난다.


여편네들의 마작판은 중요한 정보교환의 장소다. 그녀는 여기서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아직도 살아있는 그와 저항조작에 참여 하게 된 그녀는 다시 만난다. 그리고 은밀한 눈빛과 은밀한 관계를 나눈다. 계속되는 그녀의 계에 똬리를 틀고 있던 그의 불신은 조금씩 풀려가고 주도권은 그녀에게 넘어간다. 그녀는 덩달아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지만 본연의 목적을 거사의 마지막 순간까지 잃지 않고 동참한다.

보석상에서 그와 그녀가 나누는 마지막 대화는 이 영화의 백미다. 그녀는 자신의 품안에서 쉬고 있는 사자의 심장 바로 앞에 칼을 들이대고 있었지만 그의 몇 마디 말에 사랑으로 기울어 버리고 만다. 그 어느 여인이 남자의 진심어린 사랑의 속삭임을 시궁창에 던질 수 있단 말인가.
  대신 스스로를 현실의 시궁창에 던진 그녀를 그는 구할 수 없다. 사실 그도 감시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침대를 쓰다듬으며 짓는 그의 쓸쓸한 표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20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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