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이 이성을 짓 누를 때가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나답지 않다고들 한다. 나의 내면이 규정한 내모습과 타인들이 규정한 내 모습이 당연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지만 가끔 그 간극을 메우기 힘들정도의 시각차이를 보이는 이를 발견한다면 매우 당황스럽다. 그렇다고 그들이 나의 가치관이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아주 예민해 있거나 타인의 생각에 이상하리만큼 관심을 가질 때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나의 생각의 범위엔 급격히 경계선이 그어진다.

과연 저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내가 그런 인물인가 하는.. 즉 자기 검열이 일어나는 거다. 작가들이 가장 두려워 한다는 자기 검열이 나의 내면속에 일어 나는 것이다.내가 그런 반응을 보이면 혹자는 소심하다고 한다. 그런데 기실 소심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는가. 그리고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은 얼마나 대범하기에 자신이 만든 수직의 파문을 별 것 아닌 양 치부하는가.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편협함과 이기주의가 그런 쉬운 언어의 파편들을 덩어리째 던지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김동률 4집의 노래 중에 '사랑하지 않으니까요'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의 가사를 보면 그런 편협한 이기주의의 대표성을 띌만한 사람이 나온다. 물론 그녀는 그의 마음을 얼마나 할퀴는지 혹은 애수에 젖게 하는지 무관심 하다. 다만 그녀의 관심은 자신의 세계가 붕괴하지 않게 잘 보존하는 것이다. 나름 공들여 쌓은 탑들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보수와 관리를 하고.. 그러다 어떤 탑은 자신이 쌓은지도 모른채 방치하는. 나쁜 것은 아니다. 무의식적인 그런 행동들이 어쩌면 그의 성을 공고히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것은 아니고.. 좋고 나쁘고를 따지기엔 세상사 다툼과 불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말이 잠시 새는 것 같은데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타인에 대한 평가는 신중하지 않으면 하지 말 것이며 혹 신중하더라도 상처가 될 말은 굳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통찰력과 예지력을 뽐내려는 듯 타인을 자신이 만든 척도안에서 이렇다 저렇다 평을 내린다. 그리고 그런 통찰력을 인정 받기 위해서 노력한다. 무수히 던져 놓은 그의 예지 중 하나라도 들어 맞는 다면 그는 다시금 우쭐해져서 더많은 평가를 내린다. 공명심이 자극한 이러한 인금나름은 많은 선망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적을 만든다. 그것도  생각보다 많이..

아무래도 오늘 읽었던 아첨의 기술이란 책의 영향인지 마키아벨리즘과 영합하는 듯한 내용이 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첨의 기술이란 제목은 유혹의 기술이란 책이 많은 독자를 유혹한 뒤 나오는 일련의 '..의 기술' 이라는 패턴을 따른 아류작으로 보이는데 원제는 아마 다른 것이 아니였을까 한다. 오히려 대인관계를 매끄럽게 해주는 처세술 용 책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블로그에서 온라인 상의 현자(賢者)들이 써놓은 글 귀들이 무더져 가던 나의 이성을 예민하게 한 것 같다. 이러한 예민한 이성의 날카로움은 줄 곧 나의 몸에 생채기를 내었기에 무디게 만들었건만 방학 이후로 시작된 나의 잡학에 대한 탐욕이 다시금 이성의 예리함을 더욱 뾰족하게 하였다.

알라딘에서는 싸이에서 보다 좀 더 좋은(내 주관적 기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프라인의 인맥이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강하게 작용한 싸이월드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것 같은 알라딘 블로그가 좀 더 다양한 소통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한다. 밖에는 꾸준히 비가 오고 어제 들어온 말러 전집은 이제 4장만 더 들으면 된다. 훈련을 하는 듯이 클래식을 듣는 것이 내가 봐도 상당히 가혹한 취미 같지만 -어쩌면 내가 사디스트적 경향이 있는거 같기도 하고- 기실 이러한 수련 없이 하나의 취미가 오롯이 내것이 되는 것은 서로에 대한 모욕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나저나 저 많은 방명자들은 어떻게 내 블로그를 알고 왔는지 궁금하다. 그런의미에서 댓글 남기면 안잡아먹지^^ㅋ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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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7-07-2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자신은 역시 내가 제일 잘 아는 것 같아요.
심각하게 읽다가 마지막 줄에서 깜짝! ^ ^
비 오는 날의 말러는 좀 무거울 것도 같은데...

바밤바 2007-07-20 13:35   좋아요 0 | URL
원래 심각한거 안좋아해요~ 근데 남들은 심각하다 그러네요 ㅎ
잘지내시죠? 우리 아는 사이인가.. ㅋ^^

2007-07-20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0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