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다니는 교육청 영어 프로그램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영어책 읽기' 이다.
처음 가져온 책은 로알드 달의 Fantastic Mr, Fox(멋진 여우씨)였다.
이 책을 딸아이가 고른 이유는 그림이 낯설지 않아서 였다고 한다.(어디서 본 건 많다)
원어민 선생님이 책읽는 기한을 정확히 이야기 해주지않아 (어디까지나 딸의 말이다. 못 알아 들었을 수도 있다)
딸은 이 책을 가방 안에 이리 저리 굴리고만 다녔다.
문자메시지로 다음 시간까지 다 읽고 가져오라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허겁지겁 읽기 시작했지만,
어디 한글책처럼 주욱~쭉 읽어 나갈 수 있느냐 말이다.
답답한 마음에 잔소리도 해보고 눈물 쏙 빠지게 야단도 쳐보았지만 결국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다.
딸아이는 결심을 했다.
다음 책은 무조건 얇고 글씨 큰 걸로 가져오겠다고...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A to Z mysteries 중에 The Deadly Dungeon.
그런데... 이 책이 또 문제다.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얇은 책으로 덥석 가져온 딸아이가 이 책의 내용이 미스터리라는 걸 아는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
자기는 절대로 혼자서 이 책을 볼 수 없다고 한다. 표지부터 너무 무섭다고 호들갑을 떤다.
참고로 울 딸은 '제랄다와 거인'도 무섭다고 못보는 아이이다.
대략난감!!!
고민끝에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분명 제목만 저렇지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맞았다. 제목과 아무 관계없었다. 그리고 꽤 재미있었다)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 읽으면서 딸아이가 모르겠다싶은(솔직히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노트에 정리했다.
지금 딸아이는 엄마가 정리해 놓은 단어장을 옆에 펼쳐놓고 책을 읽는다. 물론 난 같은 공간 안에 있어야 한다.(무서우니까)
딸아이가 가져온 영어책 덕분에 자꾸 욕심이 생긴다.
영어책의 맛을 조금 알았다고나 할까. ㅋㅋ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해버린 로알드 달의 책이 자꾸 아른거려서 결국 사버렸다.
친절하게 로알드 달 작품의 단어만 모아놓은 책도 있어 함께 구매했다.
딸아! 고맙다.
덕분에 엄마가 영어책을 다 읽는구나.
다음주엔 울딸이 어떤 책을 가져올지 엄마는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