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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얀이 있었어요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21
호세 네이라 크루스 지음, 유혜경 옮김, 다빗 솔레르 그림 / 국민서관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15C 네덜란드 화가 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1434) 에 비밀이 숨겨있다네요.
상인인 지오반니 아르놀피니와 그의 부인 잔 체나미를 그린 이 그림에 대해 역사가들은 여러가지 해석을 하였답니다.
첫 번째 해석은 부부의 사랑과 임신을 축하하는 것인데, 실제로 체나미는 임신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해석은 틀렸다는 얘기네요. 딱 보기에도 그닥 행복해 보이는 부부는 아닌 것 같아요(요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
두 번째 해석은 이 그림이 결혼증명서로 사용되었으며, 화가가 그 증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림 속 거울위에 '반 에이크 여기 있음 1434년' 이라고 적혀 있는 걸로 보아 꽤 신빙성이 있죠.
반면에 또 그 글귀때문에 얀 반 에이크 자신의 결혼식 그림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답니다.
그런데,,,여기 새로운 주장이 하나 있답니다.
언뜻 보기에 지오반니 부부만 보이는 이 그림에 사실은 자그만치 세 사람이나 더 그려져 있다는 것이지요.
그 해답은 바로 거울속에 있답니다.
아빠와 삼촌을 따라 영주님 댁에 간 얀은 아빠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게 됩니다.
아름답고 친절한 신부, 그냥 쳐다보기만 해도 무서운 신랑, 얀이 데리고 간 강아지 휴스, 창틀에 놓인 오렌지, 천장의 샹들리에까지 꼼꼼히 그리는 아빠에게 얀은 말합니다.
"저도 거기 있었어요, 아빠. 하지만 저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데요."
"과연 그럴까?" 아빠가 되묻습니다.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얀은 깜짝 놀랍니다. 바로 조그만 거울 속에 아빠와 삼촌 그리고 얀이 떡하니 그려져 있었거든요.
화가들은 자신의 그림속에 자신만 아는, 혹은 사람들이 찾아주길 바라는 그 어떤 것들을 숨겨놓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나봐요. 얀의 아빠도 예외가 아니었던거죠.
겉표지를 바라보던 딸아이가 머리를 갸웃합니다.
"어, 이상하다. 신부가 이렇게 못생기지 않았는데..."
책의 뒷부분에 실린 진짜 얀 반 에이크의 그림을 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역시,,, 차원이 다르네."
하지만 이 책에 그림을 그린 다빗 솔레르 또한 이 책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얀 반 에이크가 활동하던 시기에 그려진 여러 작품들을 참고해서 그렸다고 하니 그 수고 또한 높이 쳐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 뒷부분에 실린 얀 반 에이크의 또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혼자 상상해봅니다.
얀 반 에이크는 혹시 독서광이 아니었을까 하는.
유독 독서하는 그림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