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9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상남 옮김, 찰스 산토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받아보고 세 번 놀랐다.
먼저 책 크기(330mm*247mm)에 한 번 놀라고, 아름다운 그림에 또 한번 놀라고, 마지막으로 글밥에 놀랐다.
인어공주 이야기는 많이 읽은 터라 부담없이 잠자리에서 펼쳤다가 꽤 긴시간동안 아이들에게 읽어줘야 했었다.
짧은 축약본으로만 대했던 인어공주를 이렇게 상당한 양의 텍스트와 황홀한 그림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아이들에게 안데르센이라는 작가와 작품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면지에서 야릇한 기분을 느꼈다. 왕자의 선상파티에 초대받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가 왕자와 인어공주가 탄 배의 뱃전에 서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바다를 내려다 보는 기분이었다.
독자라기 보다 <인어공주>에서 마치 한 사람의 역할을 맡은 듯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의 이야기인 <인어공주>는 안데르센 자신의 짝사랑 경험을 바탕으로 씌여진 이야기라고 한다.
양성 모두에게 이끌리는 자신을 인간과 다른 종족인 반은 사람이고 반은 물고기인 인어공주로 표현하였고, 에드바르(남성)와의 관계에서도 애정을 느끼지만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밝힐 수 없기에 목소리를 잃어버린 채 그저 눈빛으로만 사랑을 갈구하는 절망적인 인어공주의 사랑으로 표현한 것이다. 

안데르센의 구애에 공감하지 못했던 에드바르는 평생 동안 지치지 않고 안데르센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자신의 애정을 표시했다고 한다. 안데르센의 재정과 출판 계약을 전부 맡아서 처리했고 철자와 문법 교정을 도맡았으며 가끔은 안데르센을 위하여 원고를 필사해주기도 했다. 그는 동등한 위치에 있고 싶어했던 안데르센의 소원을 자신이 죽은 후에 들어주었다. 에드바르와 그의 부인이 안데르센과 같은 무덤에 안장된 것이다.(안데르센 평전 315, 316쪽) 

가슴 저리도록 슬픈 사랑의 이야기인 <인어공주>를 보면서 그 옛날 안데르센이 느꼈을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안데르센 자신에게는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안데르센이 좀 더 많은 사랑을 했더라면 훨씬 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12 개의 이야기와 하나의 특별한 인생 안데르센 평전> 함께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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