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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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었을 때는 무척 야하게만 느껴졌다.

오랜 세월 머리 속에 섹스중독자 토마시의 이미지만 남아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존재의 의미에 관한 소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감시와 처벌의 사회주의 사회에서 나는 나대로 살 수가 없다.

나를 내팽개치고 나니 마음 둘 곳 없다.

가족도 아무 의미없다. 사랑이야 하물며....

그나마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것은 일이었으나 그 일마저 자신의 생각을 거짓으로 철회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다니....

도대체가 일관된, 변함없는 신념과 의지와 정체성을 가지고 살 수 없는 사회라면, 순간적이고, 일회적이며, 향락적인 것에 자신을 던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을 수 없는 시대의 무거움을 참을 수 없는 가벼운 관계로 대치하려 했던 사람이었구나, 토마시는.

참을 수 없다는 것 자체는 그가 가벼움이 아니라 일관됨, 혹은 진중함을 추구했다는 의미는 아닐까.

사라지는 것들 속에 일회적인 것들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싶어하는 건 인간의 본성 아닐까.

토마시의 갈등은 그러했던 것 같다.

사라지는 것들 속에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에 대한 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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