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르바를 읽고 조르바를 만나는 상상을 했다.

바닷가 어느 선술집에서 조르바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첫눈에도 뭔가 색다르고 끌리는 걸 숨기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단박에 그가 가진 비범함과 위험한 자유의 향기에 움칫 물러날 것 같다.

조르바의 향기는 자극적이면서 위험하다.

왜? 

조르바는 재지않기 때문이다.

본능에 충실하다.

규율이나 타인의 시선따위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 가에 집중한다.

현재를 오롯이 살아간다.

그래서 그는 자유롭다.

하지만 그 자유는 자칫 방종처럼 비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걱정이나 사정 따위는 안중에 없다.

자신의 현재의 감정만 중요하다.

으. 무책임하다.

하지만, 그 대책없는 무책임함이 때로는 부럽다.

그가 풍기는 위험함이라니... 그 무책임함에 감염되거나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인지도 모르겠다.

자유와 방종의 차이는 책임의 유무라나....

책임따위는 개나 줘버려라

내가 내 맘대로 살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람

내 맘이 중요한데 그 맘이라는게 최소한 인간임을 잃지 않는다는 거다.

이럴까, 저럴까 재다가 눈앞에 사랑을 놓치거나 누군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걸 보고 그저 맥놓고 있지는 않겠다.

조르바의 현재의 집중이 가장 빛나던 순간은 부불리나에게 키스하던 순간, 그리고 과부를 지키고자 맨몸으로 싸우는 장면이다. 

그래, 그 맘이라는게 그렇게 자기 안에 갇힌 마음이 아니라 사랑의 충만함으로 가득하여 세상의 아름다움에 경이를 간직하고 인간에 대한 끝없는 존중만을 잃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해도 좋다. 그래도 좋다... 재지말자. 조르바처럼 열정적으로 자유롭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현재를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