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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에게 나무숲을 주세요 - 존 뮤어 이야기 ㅣ 웅진 책마을 인물이야기 1
원재길 지음, 오승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5월
평점 :
자연의 치유 능력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은 사실 화나는 감정을 다룬 그림책이기 보다는 자연의 치유능력을 보여 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도 공감한다. 자연의 치유능력. 존 뮤어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만들었고, 그것은 전세계로 퍼져 나간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자연이 있으니까 인간이 사는데 그 자연을 적당히 파괴해 가면서 살 수 밖에 없는게 인간이던가. 인간이 만든 것 말고 그냥 있는 것,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궁극의 소유권을 말할 수 없다. 그냥 잠깐 빌려 쓰고, 그냥 잠깐 몸을 맡기고, 그냥 잠깐 함께 있다 가는 거지.
존에게 자연이 왜 그토록 소중했는지, 존이 자연을 지키려는 노력이 오늘날 우리 인간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작가도 물론 충분히 고민했을 것이다. 그런데 깊은 울림이 없는 이유는 내가 너무 메마른 탓인가?
자연 속에서 인간은 자신을 찾고, 자연 속에서 인간은 망가진 자신을 치유할 수 있기에 자연이 망가지면 인간도 망가진다. 갑자기 피흘리는 원령공주가 생각난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다른 존재와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파악이 안 되고, 잘 모른다는 건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갈 뿐이다. 인간이 그러해 왔다.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왜 존 뮤어의 전기였을까? 올레길과 둘레길의 열풍 때문에 도보 여행가를 선정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