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으나 조금은 아쉬운....

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ㅣ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서평의 제목을 달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모두 다섯개의 이야기가 있다. 특히 이런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인 경우 더더욱.

1. 조폭모녀: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열살 딸의 이야기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왜 서로를 알기가 어려울까. 서로의 모습을 적당히 감추고, 서로의 감정을 빗나가게 표현하여 오해하고 섭섭해 할까? 가족이 솔직하기 어려운 이유? 뭐가 두려운 걸까? 자신의 모습이 두려운 거겠지. 기대하는 게 서로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딸이 엄마에게 기대하는 것은 뭘까? 다정하고, 부드럽고, 수용적인 모습, 엄마가 딸에게 기대하는 건 뭘까? 내가 뭘 어떻게 하도 알아서 찰떡 같이 이해해줬으면 하는 거??

2. 건조주의보: 공부잘하는 고3누나를 중심으로 가족이 돌아가는 가족 안에서 자신도 다른 가족들이 다 앓고 있는 건조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주인공. 가족은 그렇게 간절히 함께 하고 싶은 대상이면서 가족은 그렇게 함께 하기 어려운 상대이기도 하다.

3. 몰래카메라: 어쩌다 얻게 된 행운에 스스로 갈등을 겪으며 그 행운을 다시 놓아놓고 또 갈등하는 주인공. 익숙하면서도 참신한 소재다. 옛날 이야기에 항상 나오는, 착한 혹부리 영감과 못된 혹부리 영감을 섞어 놓은 이야기인데, 그 섞임이 참신하다. 누군가를 의식한 선행으로 얻게된 주머니가 돈을 불려 놓고, 그 불어난 돈을 놓고 갈등하는 주인공. 결국 그 행운을 누군가에게 놓아줌으로써 갈등을 해결하는 주인공. 스스로 당당하기 위해서는 의도와 행위, 목적과 수단 모두가 정당해야 한다.

4. 이상한 숙제: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오라는 숙제. 아름다움이란 뭘까에 대한 고민이 더 있으면 좋겠다. 버스의 그 오빠가 지키려고 했던 게 뭘까?

5. 사료를 드립니다: 장군이가 정말 보살핌의 대상이기만 했을까? 존재의 가치는, 존재의 의미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여하는 데 있는 것? 외할머니의 죽음과 장군이를 존재를 좀 더 긴밀하게 연결시켜 보면 어땠을까?

주제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풀어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주인공들의 감정묘사와 사건설명은 자연스러운데 주제에 대한 사고를 진행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나의 가족과 나의 양심과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할 거리가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