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소리 - 옛 글 속에 떠오르는 옛 사람의 내면 풍경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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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와 관련된 이론서, 아니면 알베트로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와 같은, 한국판 독서의 역사 정도 되는 책인줄 알고 있었다. 책꽂이에 꽂아둔재 읽기를 미루다, 더우나 이 여름에 이론서를 모아 읽어 보자 결심하고 꺼내 들었다. 이론서라기보다는 옛 사람들의 글에 대한 해설, 혹은 감상들을 모아 둔 수필들이다.

 

 1. 옛 글을 읽는 까닭, 에서는 옛 사람들의 독서와 관련된 풍습, 문화 혹은 옛 사람들의 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지독한 독서광에, 메모광이었다. 잘 사는 방법의 다는 아니겠지만, 읽고, 생각하고, 쓰고, 기록하는 건 지금 생각해 보니 살아가는데 의식의 지평을 넓혀 가는데 아주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옛 사람들의 기록과 문장을 통해 저자는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역시 읽고 생각하고 쓰고자 서재 활용을 더욱 적극적으로 성실히 하겠다 결심해 본다.

 

2. 마음 속 옛 글. 멋스런 옛 사람들의 풍류, 그리고 사귐에 관한 이야기다. 언젠가 부끄러움 많은 딸하고 나누었던 부끄러움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났다. 이만부의 '부끄러움을 닦는 법'이란 글. "부끄러움이 있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부끄러움이 없어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능히 부끄러움이 있게 되고,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워하면 능히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걸 아주 멋스럽게 맛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다.

 

3. 옛 글과 오늘. 촌철살인. 은근히 돌려 말하되 핵심을 찌르는 표현들. 귀한 만남, 망중한. 지조. 올곧음. 아첨. 글쓰기. 등 오늘날 살아가는 저자 혹은 우리들에게 없어 아쉬운 옛 사람들의 기개나 정취, 혹은 삶의 태도 같은 것들을 일정한 주제 없이 나열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글쓰기로 마무리한다. 글쓰기 역시 잘 사는 방법처럼, 읽고, 생각하고, 쓰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다 한다. 그럴 것이다. 읽고, 생각하고, 쓰고. 그리고 내가 읽은 것 내가 생각한 것, 내가 쓰는 것들에 적어도 당당하고 정직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 것말고는 답이 없지 않나 싶다.

 

아쉬운 건 인용된 옛 글들의 색인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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