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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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도대체 왜 뜬금없는 시간이동인가. 만약 다나가 과거로 가지 않았다면 다나는 어떻게 되는 건가. 이런 질문을 하면서 한발 떨어져 있는 내가 어느 새 찌질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냥 이야기가 흐르는 대로.... 현대의 흑인 여성이 150년 전으로 돌아가 인종 차별을 경험한다는 설정 자체가 강렬하다. 그저, 예전엔 그랬지, 라는 서술만으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역사의 숨결이랄까, 행간이랄까, 그런 것이 너무나 생생해서 소스라치게 된다. 거기다 다나와 앨리스와 루퍼스 사이의 그 미묘한 감정이라니.... 작가의 기막힌 상상력에 시대적 한계와 역사적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안타까우면서도 아련한 모습에 뭔가 가슴이 저릿하다.

 인간은 이렇게 살아가나 보다. 역사 속에서 꼼지락 꼼지락 사브작 사브작 혹은 허우적 허우적. 흑백으로 나누어 말할 수 없는 아주 다층적이며 다채로운 그러면서도 공통적인 인간의 모습을 가슴 저리게 지켜 보았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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