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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 art 003 다빈치 art 18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신성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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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3살 때 소아마비, 자궁과 신장을 작살냈던 교통사고, 친동생을 포함한 남편의 지칠 줄 모르는 여성편력, 3번의 유산...그러나 위대한 작품들!

[프리다]는 영화 개봉 전엔 전혀 알지 못하다 영화 중 등장하는 그녀의 그림이 너무 마음에 끌려 관심을 갖고 보게 된 책이다. 페미니스트로서의 명성을 익히 들었는데 영화 속에서는 흥행을 염두에 두어서인지 자신의 신체적 불행과 질투로 인한 자기연민에 빠져 뿜어내는 한숨으로서의 예술적 세계만 그려져 있기에 투사로서 그녀의 삶과 내면을 더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 책은 영화의 원작이기 때문이지 책 안에서도 그다지 그녀의 공산주의 사상과 디에고의 활동 등이 자세히 소개되지 않았다. 다만, 영화에서는 흥미 및 상영시간의 관계로 생략되었던 내용들 - 그녀의 약혼, 연이은 유산, 음울하고 가난한 가정분위기, 동생과의 관계 등-이 조금 더 추가되어 있다. 스크린에서 만났던 그녀의 걸작들이 거의 영화 속 스토리 전개 플로우와 다르지 않게 편집되어 있어 더욱 영화를 책으로 보는 느낌. ^^;;;

(대개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면 영화가 많이 부족하기 마련인데 영화화가 섬세하게 진행되었다고 해야 하나, 책이 좀 시각이 좁다고 해야 하나...)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던 멕시코의 시대적 배경이나, 동시대 공산주의 사상, 당시 멕시코 여인들의 사회적 지위와 생활(그녀가 페미니스트라 칭해질 수 있는 결정적 배경), 무엇보다 두 부부가 생명의 근원으로 여겼던 멕시코 원주민들의 삶이 궁금하지 않다면 드라마틱한 천재 화가 부부의 삶은 현란한 삽화와 함께 그럭저럭 즐길 만 하다. 그러나 좀 더 현실에 입각한 예술가로서의 삶을 조망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중국 공갈빵을 먹은 듯 약간 속이 허한 느낌이 들 듯.

하나 더, 내지를 좀더 얇은 종이로 하더라도 그녀의 명작들은 컬러로 인쇄하는 것이 나았을 걸 그랬다. 그녀의 척추가 그리스 기둥인 양 부서지는 고통을 표현한 [부서진 기둥] 등의 명작이 흑백으로 인쇄된 부분에서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ㅠ_ㅠ

147Page 그녀의 자궁이 선천적인 기형으로 너무좁아 임신'이' 할 수 -> 임신을 할 수
286Page 그림 속의 '프라다'는 팔레트 대신에 -> 프리다
부분처럼 조금 잦은 오자도 영화개봉에 맞춰 급하게 출간한 인상이 풍긴다.
(그 전부터 나와있던 책인가? ^^;;; 그렇다면 죄송하고요, 오자 교정해주세요~ )

다른 이야기 하나. 헐리웃 영화 관계자들은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책 속에서는 '프리다가 동성애를 즐긴다는 소문이 돌았다'...정도인데 영화에서는 꽤 자극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요. ^^;; 하여간 그 사람들 자본과 흥행 위해 주도전객 해서 돈벌이 하는 재주 하나는 정말 천재적인 듯! @,@ 편집자님, 책 내용 중 '동성연애'->'동성애'라고 수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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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음, 이한중 옮김 / 지호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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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실을 알고도 동물원에서 맘편히 '코끼리 아저씨'에게 과자를 던져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거짓말 아니냐고? 이 책을 읽어보라.

동물원은 아이들에게 자연학습의 장이 되어줄 뿐 아니라, 가족의 화목한 이미지를 떠올릴 때면 늘 등장할만큼 사랑과 평화의 장소였다. 그런데, 그것은 인간만의 평화였을 뿐, 동물로서는 알렉스 헤일리의 걸작 '뿌리'에 다름 아닌 것이다. 자유로운 평원에서 배고픔을 채울 때 외에는 한번도 불필요한 사냥을 하지않고 평화와 공존을 유지하며 살아왔던 위대한 생명체들은 제 몸 약한 것을 보완하려고, 얍삽하게 불 뿜는 총을 발명해낸 인간에게 사로잡혀 평생을 갇혀 살아가게 된다. 또한 어미는 통제가 쉽지 않기에 사냥꾼은 새끼를 사로잡으려 하는데, 새끼 한마리를 잡기 위해 평균 60여 마리의 어미를 사살했다고 하니 그 사실을 알고난 지금부터는 차마 동물원에 김밥을 싸들고 갈 수가 없다. 지금의 동물원 동물들은 모두 그들의 후손이거나 아니면 아직도 유사한 방법으로 사냥꾼에게 '채집'된 표본 그 자체이므로.

혹자는 말한다. 야생에서 포획자에게 잡혀 먹거나 기근에 굶어 죽느니 동물원의 쾌적한 환경에서 평생 음식을 제공받으며 안전하게 살아가는 게 무엇이 나쁘냐고. 만일 당신에게 똑같은 선택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아니 우리는 어느 쪽을 택하게 될까. 제 몸의 2배 남짓 되는 공간에서 인간의 운영 편리를 위해 방부제로 가공된 물기 없는 사료로 평생을 배부를 것인가, 너른 초원에서 자신의 지혜로 무리를 이끌고 자신의 의지로 배우자를 선택하며 자연의 변화에 도전하거나 혹은 그 경이로움에 취해 평화롭게 살아 갈 것인가.

동물 이야기라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여기 더 그럴 듯한 예시가 있다. 동물원의 탄생을 가져온 하겐베크 동물원에서는 한 때, 동물 장사가 시들해지자 이국적 풍치를 관람객에게 선사하기 위해 북극의 에스키모, 아프리카 원주민 더 나아가 소인증, 안면비대증 등 희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전시했었고, 이는 오늘 날 서커스의 전신이 되었다.

이 책은 이처럼 철저히 은폐되어온 야만의 역사를 낱낱이 파헤친 어느 장 하나도 충격적이지 않은 곳이 없지만, 거대한 체구의 현명한 어미 코끼리가 총을 맞고 쓰러져 피의 강을 이루는, 그리고 그 옆에서 새끼 코끼리가 겪는 충격과 고통의 도가니를 묘사한 부분에서는 차마 책을 덮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 책을 읽고 독자는 할 말이 한마디 밖에 없었다. '어떡하지? 우리 엄청 잘못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데...우리 어떡해!!' 우리가 인간이라면 지구상 모든 동물들에게 머리 숙여 1000배를 해도 모자라다. 어느 누구 하나 예외가 아니다. 야만의 역사, 지금 빨.리. 중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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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2004-05-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대공원에 코끼리 1마리가 오기까지 64마리가 죽었다면...
아...정말 그렇다면...진짜 동물원가기가 ~~~
인간과 동물이라는 차등적 입장에서 벗어나...
동물과 동물,생명과 생명의 위치에서 본다면 모두 다 같거늘...
아아~~
그러나 이런 진리를 누구나 알 수 있을런지...
설혹 안다고해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을런지...
지금도...
우리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생명이 포획되고 사살되고 있는데...
정말 어떡하지?......
 
어미 개 낮은산 어린이 6
박기범 지음, 신민재 그림 / 낮은산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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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기덕을 아시는지. 쇼킹한 비주얼, 잔혹한 여성묘사, 애써 외면하고픈 지리멸렬한 인간군상을 정면으로 들이밀며 연출작마다 관객을 불편하게 했던 충무로의 악동감독 말이다. 그의 최근작 [봄, 여름, 가을, 겨울...그리고 봄]을 보면서 '이 이도 나이가 드는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향한 거친 고함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직선적 고발 대신 자연의 순리와 인생의 푸근함을 표현하기 시작했달까.

이 책 <어미 개> 역시 그러하다. 인간 세상에서 견권을 유린당하며 처절하게 죽어가는 새끼 개를 통해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타인에게 저질렀던 악행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소외된 자들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쳤던, 그래서 독자들에게 조금은 '불편한 충격'을 안겨줬던 그의 투사정신 대신 인간의 넉넉함과 사랑에의 경외심이 뚝뚝 흘러 넘치기 때문이다.

전 주인에게 버림받은 감자는 폐휴지를 팔아 하루를 연명하는 인정많은 할머니와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감자는 본능에 따라 철마다 새끼를 낳는데, 할머니는 현실적 상황 때문에 감자의 슬픔을 알면서도 철마다 새끼를 개장수에게 넘기고, 감자는 그 때마다 죽을 듯한 슬픔에 빠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칫 대립으로 흐를 수 있는 둘의 관계는 서로를 향한 완벽한 신뢰와 이해로 마침내 기적적인 소통의 시간을 갖게 되는데...둘의 대화장면이야말로 본 작품의 백미이며 그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이다.

가진 것 없는 서민과 인간의 탐욕에 희생되는 개...라는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 <어미 개> <새끼 개>라는 너무도 판이한 감동을 선사한 작가의 재능은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훨씬 넉넉해진 작가의 성장에 박수 아니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 정녕 머리숙여 감사를 표하고 싶은데, 이는 우리 모두 평생을 실천하라고 배워왔지만 아직 한번도 눈으로 보지 못했던 기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기적의 이름은 바로....완.전.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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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와 어린동생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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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 시절, 동생은 나에게 두가지 의미가 있었다. 어느 날, '빽~' 울며 나타나 그동안 독차지해온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아 가는 작은 악마 or 태엽을 감지 않아도 걷고, 말하고, 먹기까지 하는 작은 인형 그것! ^^;;; 이제 어른이 된 나, 동화 역시 나에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책갈피를 여는 순간 환상의 나라로 나를 이끄는 신비한 이야기 혹은 잊혀졌던 유년의 기억을 새록새록 되새겨주는 빛바랜 일기장 같은 동화 그것!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하는 책인데, 읽으며 20년 전의 나를 보는 듯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할머니가 자주 빗겨줬던 귀엣머리만 땋은 순이의 머리스타일이 그러하고, 먼지냄새, 햇볕냄새가 어우러져 콤콤한 어린아이 머릿결 그림이 그러하며, 별 거 아닌 걸로도 반나절을 놀곤 하던 나처럼 손수건에 공깃돌 갖고 노는 고사리 손이 그러한데다... 자다 깬 동생 얼굴, 언제라도 침을 흘릴 것 같이 헤~ 벌린 멍한 어린아이 표정 등 모든 것이 너무 사실적이다.

더구나, 애들이란 하나 밖에 생각을 못해서 너무 소중한 동생을 위해 기찻길을 그리면서도 그림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정작 소중한 동생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리는 순이의 순수함이 또한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혼날까 두려워서 반, 동생이 없어진데 대한 걱정 반으로 콩당콩당 가슴 뛰며 숨이 턱에 차도록 동생을 찾아다니던 일과 그런 언니의 감정 따윈 아랑곳 없이 동생 영이가 놀이터 모래밭에서 (애들은 왜 꼭 모래에서 놀까. 신발 속에 흙 들어가게 --. )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생긋 웃던 그래서 나를 조금 맥빠지게 했던 모습이 정말로 어린 시절, 내가 겪었던 그 날 그대로다. ^^

시간이 너무 지나 어린 날이 기억나지 않는 어른들이여,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타임머신을 타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의 첫장을 넘기라. '꺄아~' 아이들 소리 아련한 20년 전의 바로 그 놀이터,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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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너무 무거웠어요 문지아이들 45
아르노 그림, 뤼카 글, 최윤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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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라 하면 우리들은 대개 '해님,달님'같은 한국 전래동화나, 마법에 걸린 공주를 구하기 위해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는 '무슨공주' 식 서양동화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린이는 동남아시아에도, 아프리카에도 있고 그들이 있는 곳엔 동화가 있기 마련. 때문에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이 그림 책을 만난 독자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도 서양동화 일색에서 홍일점을 차지한 동양 동화가 너무 기특했다. ^^;

알록달록한 옷감과 파인애플 나무가 어우러진 동남아시아(?)의 어느 마을. 순종적이고 착한 타라는 제 딴에는 엄마를 도와 일도 열심히 하고, 성심성의껏 남동생을 돌보지만 아직 어린 타라에겐 남동생이 너무 무겁기만 하다. 때문에 잠시 아기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이를 보고 할머니가 호통을 치는 바람에 집을 나가게 된다. 인형공방 할아버지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상 구경, 인생공부를 마친 타라는 어느 날 소중한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가기를 결심하는데...

타라는 한국으로 치면 귀남이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후남이. 어느 날, 이런 남존여비의
가정을 등지고 세상 구경을 떠난 타라는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곧 가정 속에 순종하는
착한 여자가 되어 돌아오고 만다.^^;;; 이 점이 다소 과거지향적이긴 해도, 유치할 만큼
알록달록한 진짜 옷감의 무늬와 (이 동화의 모든 옷감은 콜라주로 되어있다) 고갱의 명화를 연상시키는 원색적 칼라, 인물의 까만 피부 등은 너무나 아름답다. 앞으로도 다양한 나라의 그림동화를 접할 수 있어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각 나라 어린이의 다채로운 이야기와 훈훈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PS. 하나 아쉬운 점은 동생을 버거워하는 어린이 내면에 눈을 돌리는가 싶다가 불현듯 마무리에선 타라가 가정에 안주하는 순종적 여성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거나(서양인에게 동양여성은 순종의 상징이다), 만화영화 '뮬란'처럼 쪽 찢어진 눈을 한 등장인물들을 보며(동양인이 동양인을 그리면 눈매가 찢어지지 않는다) 서양의 관점에서 본 동양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이것이 저만의 착각인지, 여러분도 한 번 봐주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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