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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을 쏘았다
호레이스 맥코이 지음, 송예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6월
평점 :
1920년에서 30년까지 미국은 대공황으로 실업자가 대량 발생하던 시기였다. 이야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우연히 만났다. 배우가 되고 싶은 여자와 감독을 꿈꾸는 남자. 그러나 그들이 가진 것은 꿈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돈도 기회도... 그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댄스 마라톤'에 참가하게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댄스 마라톤'은 실제로 미국에서 성황리에 치뤄진 대회였다고 한다. 1시간당 15분이라는 짧은 휴식시간과 40시간이상 춤 춰야하는 혹독한 조건에서도 최후의 한팀에게 주어지는 거액의 상금과 대회기간 중 무료로 지급되는 식사때문에 심지어 모르는 사람끼리도 즉석에서 팀을 결성해서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고, 한 예로 56세의 프랭크 밀러와 22세의 루스 스미스 역시 처음만난 사이로 참가하여 무려 총61일, 1473시간동안 춤을 추는 대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비인간적인 생존경쟁으로 말미암아 대회도중 기절하거나 쓰러지는 경우도 많았으며 급기야 사망자까지 나오게 되자 여론이 악화되었으며 2차세계대전의 발발로 사라지게 되었다.
멕코이는 댄스마라톤 대회의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직접 목격한 이야기를 한편의 소설에 실감나게 담아냈다.
p199 "늘 내일이죠. 기회는 늘 내일에만 와요."
가망없는 고통을 끝내기 위한 방법은 정말 그 방법밖에 없었을까?
p207 "사람들은 말을 쏘잖아요. 안 그래요?"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땐 새빨간 장미가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 본 장미꽃은 누군가의 처절한 핏방울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