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놀림의 대상이다. 탈모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반짝이는 두피를 조금이라도 감추고 싶어한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 살던 고(故) 프랭크 스미스도 대머리 때문에 고민이 적지 않았지만, 1977년 어느 날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아들 도날드와 와인을 마시면서 대머리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기특한 아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것.
아들 도날드는 아버지의 옆머리 모발은 아직 건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기른 후, 옆으로 널어 덮으면 될 것이라고 제안을 했다. 정확히 말해서 전체 모발을 세 구역으로 나누게 된다. 정수리 부분의 중앙 섹션과 옆머리 그리고 뒷머리 모발로 말이다. 뒷머리는 자주 깎아 주는 대신, 옆머리 모발을 충분히 길러 노출된 정수리 위에 살짝 덮으면 되는 것이다.
효심 깊은 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프랭크 스미스씨는 오늘날 유행하는 '모발 옆으로 널기'의 선구자가 되었으며, 1977년 스미스 부자는 이 빗질 테크닉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그런데 이 기발한 빗질의 효과는 어땠을까? IT 전문 매체인 '와이어드'는 프랭크 스미스의 손녀의 증언을 전한다. 자신은 할아버지가 대머리라는 사실을 한참 동안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된 발명이 지난 1일부터 서구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에는 사정이 있다. 9월 30일 열린 '이그 노벨상 시상식'에서 당당히 수상을 했기 때문이다. 이그 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한 것으로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과학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사진 : 특허 출원 문서에 그려져 있는 상세한 설명 그림들)
팝뉴스 김정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