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이번 5월 동유럽에 갔다 왔다.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고 배낭여행까지는 아니어도 자유여행을 자주 다녔건만, 새로운 여행은 언제나 설레고 긴장된다. 그러고 보면 한때(지난 여름, 가을) 늘 유럽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던 내가 떠오른다. 유럽에 대한 판타지 같은 것을 갖고 있었던 걸까? 그냥 여기 아닌 다른 세상을 꿈꾼 것일까? 하여간, 그런 꿈꾸는 목록 중에 동유럽도 들어있었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보면서, 과거 사회주의 치하의 폴란드, <사일런트 웨딩>을 보면서 음울하나 소박한 루마니아, 그런 동유럽을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르겠다. 유럽의 분위기는 고스란하지만 서유럽처럼 상업성에 물들지는 않은... 모든 여행이 다 그러하겠지만 환상일 것이다. 쿠바처럼, 글에서 본 그대로의 여행지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동유럽, 언젠가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어렵사리 이번 5, 황금연휴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책 속에서 소개한 김소연 시인의 <어떤 날>이 재미있었다. 김열규 선생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문학이라는 게 늘 피안을 꿈꾸는 일이라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내가 밤마다 시달리듯이 꿈을 꾸는 것도 어쩌면,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문학의 꿈을 대신하는 일이 아닐까. 여행도 어쩌면 쓰는 일 대신이 아닐까. 글을 쓸 수 없는 이들이 자기 대신 다른 이가 써준 시를 읽고 소설을 읽듯이 여행을 가면서 문학적 꿈을 대신 이루려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서의 나

여행지에서의 나

어깨에 보이지 않는 짐 한가득

어깨에 최소한의 짐

침묵하고 있는 심장

들떠있는 심장

모두가 너무 가깝지만 모두가 멀기만 하다

모두가 너무 멀어서 모두가 그립다

감정노동만으로 쉽게 피로해진다

걷고 걸어서 피곤해진다

아무리 피곤해도 불면증

누우면 곧장 잠

내일 스케줄이 부담스럽다

내일 스케줄이 호기심 가득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일이 즐겁다

머릿속이 북잡해진다

머릿속이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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