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동 행복한 상담실
선안남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다양한 상담 사례가 나오지만 나는 특히 저자가 부모상처에 주목하며 상담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상처는 대개 뿌리 깊은 근원을 가진 경우가 많고 대개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 부분을 헤아려야 진정한 상담이 이루어질 터이다. 나는 이 책을 올 가을 우리 학교 학부모 상담연수 자료로 활용하였다. <아들심리학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학부모 대상 연수의 첫 번째 주제는 나의 양육태도 돌아보기였는데, 책 속에서 저자가 분류해 놓은 부모 유형을 적절히 활용하여 학부모 활동지를 만들어 보았다

 

 

활동2-나는 어떤 부모인가 <명륜동 행복한 상담실> 참조

나는 어떤 부모인가

나의

양육유형()

나의 변명

내 배우자의

양육유형()

그의 변명

내 부모의 양육유형()

내 부모의 변명

1. 나르시스트

 

 

 

 

 

 

2. 학대자 형

 

 

 

 

 

 

3. 부부 갈등형

 

 

 

 

 

 

4. 경직된 부모

 

 

 

 

 

 

5. 방치자

 

 

 

 

 

 

6. 감정형

 

 

 

 

 

 

7. 무일관성

 

 

 

 

 

 

8. 하인형

 

 

 

 

 

 

9. 매니저형

 

 

 

 

 

 

10. 친구형

 

 

 

 

 

 

 

자신의 것뿐 아니라 배우자(남편)의 양육유형, 그리고 자기 부모의 양육유형도 함께 체크해 본다. 만약 자녀가 여럿이면 아이들마다 따로 해보라고 권하기도 하였다. 자녀마다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다를 수도 있는데 그 원인이나 부작용을 살펴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아래 유형 점검은 이 책을 많이 참조하였고 강의 중에도 저자인 선안남 씨의 상담사례도 같이 인용하였다.

 

1. 나르시스트 부모 어떤 부모는 자기애가 너무 강한 나머지 자녀를 자신을 확장하는 도구로 봅니다. 자기중심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기에 주변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희생당하거나 착취당하기 쉽지요. 이런 부모를 나르시스트 부모라고 칭하겠습니다. ... 나르시스트 부모의 중요한 특성은 무시착취입니다. 자신을 앞세우느라 자신이 너무 소중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을 존중해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우리는 주눅이 들기도 하고 자주 마음이 상합니다. 더군다나 부모의 나르시스트 성향이 지나친 경우 자녀들은 부모를 빛나게 해주고 기쁘게 해줄 도구로 전락하기도 하지요... 이런 부모는 다 너를 위해서라는 착각 속에서 자녀를 존중해주지 않고 상처를 입히는 일이 많습니다.”

 

 

아들러도 이 나르시스트형 부모에 대해 <아들러 심리학>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유명인의 자녀가 때로 부모나 사회에 대해 낙담하는 사람이 되는 이유는 부모를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의 성공을 가정에서 자랑삼아 보이면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특별하게 잘 자란 아이가 주목받으면 다른 아이들에게는 적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 열등감을 느끼는 아이들은 우월해지고자 하는 노력(학업이나 이런 긍정적인 의미가 아님. 아들러는 일탈행동을 하거나 울거나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는 모든 행동이 자신 상대방보다 우월해지려고 하는 행동이라고 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노력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사회에 유익하지 않은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부부갈등이 많은 부모 에 대해서도 <명륜동...>에서는 어떤 젊은 아기 엄마의 사례를 보여준다. 아기가 이유 없이 새벽마다 울자 이유를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사실은 어렸을 때 부모가 서로를 비난하면서 자식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는데 자라면서 느꼈던 불안이 깊은 곳에 치유 받지 못한 채 자리 잡았던 것. 그게 좋은 배우자 만나서 잊혀진 줄 알았는데 새로 태어난 아이를 키우면서 터져 나온 거란다. ‘나는 불행하게 컸는데 넌 좋은 부모 만나서 행복하잖아, 그런데 왜 우냐’, 이러면서. 아이들 보는 데서나 듣는 데서 배우자를 흉보고 아이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면 안 된다. 아이가 내성적이면 우유부단한 성격이 되고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느낄 것이고, 외향적인 아이라면 자기 잘못을 부모 탓으로 돌릴 것이다.

 

4. 경직된 부모

지나치게 원칙적이고 보수적인 부모가 여기 해당된다.

<아들러 심리학> 에도 재판관, 경관, 간수의 가정에서 범죄자가 나온다고 한다. 교사의 자녀들이 반항적인 경우도 많다는 것, 비행청소년 중 목사의 자녀들이 많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지나치게 경직된 원칙은 아이들로 하여금 불안과 적개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야뇨증의 원인이 지나치게 엄격한 배뇨 훈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있으며 병적인 결벽증 역시 부모가 배변훈련을 혹독하게 해서 그럴 수 있다 한다. 아들러는 야뇨증은 나는 엄마가 생각한 만큼 성장하지 않았다, 보살핌을 더 받고 싶다는 표현이다.’라고 말한다.

 

5. 방치하는 부모

부모님은 항상 그랬어요. 나가서 맞고 오든, 선생님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든, 저를 보호해주고 제 편이 되어주지 않았지요. 진짜 아빠 맞나 싶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부모의 특성이나 힘든 사정 때문 등으로 자녀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 부모가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부모들을 많이 만난다. <명륜동>의 저자는 물론 아무리 열심히 보호하고 보살펴도 부모의 울타리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울타리를 되도록 튼튼하게 해주려고 했던 부모의 마음이 자녀에게 전해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전해지지 않은 마음은 위안이 되지 못합니다.” 라고 말한다.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렸다.

 

이 소설을 읽고 나는 '엄마'에 대해 생각했다. 윤정은 강간을 당했기 때문에 상처받은 게 아니라 엄마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에, 위무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 윤수 또한 그러했다. 네 살 아이를 때려죽인 열 살 난 여자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온 그 엄마의 태연함은 아이의 영혼을 유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엄마라는 존재는 참 힘들고 무겁다. 소설적 설정으로 필요했기에 그토록 그악하게 그려졌지만 윤정의 엄마는 딸을 사랑하지 않은 거였을까, 과연? 집안의 체면과 허영 때문에 딸의 상처를 덮어버릴 수 있는 엄마로 그려졌지만 꼭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많은 엄마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거나 상처를 준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학교에 오는 엄마들에게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이기적이기도 하고 무지하기도 하고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특수한 경우 잘못된 운명 속에서 아이들을 돌보기보다 자기자신 하나 건사할 수 없는 삶의 질곡에 놓여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는 없다. 아니 거의 없다. 다만, 잘못된 사랑이 너무 많아서, 아이들은 잘못된다. (풀꽃 서평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학부모 연수 <아들심리학 교실>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한 번 돌아봅시다, 나의 부모에 대하여... 연민과 애정을 다 빼고, 객관적으로 내 부모가 이런 부모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바람은 없었는지요? 이런 부모를 만났더라면 내가 달리 성장하고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원망은 없었는지요? 어쩌면 지금 나의 아이들도 내게 그런 바람과 원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늙어가고 내 자녀가 자라 성인이 되어 가면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지점이 옵니다. 부모자식 간으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자식이 훌륭함을 인정하고 좋아한다고 고백할 수 있는 그런 부모 자식 간이 될 수 있겠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아들을 아들이 아니더라도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는가요? 당신의 아들은 당신을 엄마가 아니어도 참 좋은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 멋진 사람이라고 불러줄 것 같은가요? 자녀는 나를 보고, 친근감을 느끼면서도 사는 모습을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는, 닮고 싶은 사람으로 평가할 것인가요?’ 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그래도 나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다. 내가 저희들을 위해서 밥하고 빨래하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라고 항변한다고 해서 자식들은 부모를 존경하지 않습니다.

 

아이들만 성장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준비가 다 되어서 부모가 된 사람은 없겠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 실수와 오류들을 극복하고 부모로서 우리도 성장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과 스스로를 성장시키려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성찰하고 노력하고 성장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의 첫 단계를 뗄 때 도움을 준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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