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독설
김진호 지음 / 삼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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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어디 계실까. 예수를 섬기는 이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화상 당하고 혀 잘렸던 예수는 안온한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그의 나라를 설파할 수 있게 되었을까.. 

 2000여년 전 바라사이 인들에게 독설을 퍼붓던 예수, 그들의 위선에 대해 세상의 불평등과 지배자들의 폭정에 일갈하던 예수가 지금 세상에 온다면 뭐라고 하실까. 사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독설'은 제목에 비해 너무 유순하다. 요즘,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예수를 다시 읽으려 하는 불온한 움직임들이 세상 도처에 독하게 널려 있고 기득권을 지닌 기독 세력과 맞짱을 자처하지만 정작 이 책은 제목만큼 독하지 않다. 저자는 신실한 사람이다. 성경을 왜곡하고 그것을 밑천 삼아 권력을 획득하려는 자들에게 너희야말로 예수가 질타했던 바리사이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점잖은 은유와 너무 철학적인 에둘러 말하기가  독설의 칼날을 무디게 한다. 좋은 책이지만 과연 저들의 정신을 번쩍나게 할, 혹은 저들이 적어도 두려워하며 조심할, 그런 힘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옳은 자, 힘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이다.

" 오늘날 교회가..오늘날 학교가 배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내쫓고 잘 훈육된 사람만으로 채워진 것처럼.." 이런 비슷한 귀절이 나와서 공감하며 읽었다. 기독교인이 아니니 오늘날의 교회가 진정 믿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어떤 처우를 했는지에는 관심이 없으나 학교 이야기는 매우 공감한다. 학교란 배우지 못한 이, 배워야 할 이들을 위한 공간임에도 정작 돈도 없고 좋은 가정에서 배움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자꾸 배척하고, 공부 잘 하고 똑똑한 아이들만 거두려 한다. 모든 학교가 잘나지고 싶어하면 가장 밑바닥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말 잘 듣는 아이들만  학교에 나오라 하면 부모 잘못 만나 덜 된 아이들은 어디 가서 배우란 말인가. 사교육 시대에, 사교육 기관을 흉내내는 학교는,  이 시대의 학교는 자꾸 아이들을 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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