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네 또 내리네 엄청 내리네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동무 5
호세 쎄르메뇨 지음, 아비 그림, 남진희 옮김 / 우리교육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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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목을 보고는 엄청 내린 눈 속에 터널이라도 뚫고 노는 신나는 아이들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내 상상력의 빈곤함인가, 아님 제목달기에 문제가 있는 걸까) 그런데 눈이 문제가 아니고 색깔이 문제였다. 눈으로 무채색이 되어버린 세상에 아이들이 새 세상을 칠한다는 내용이다. 하얀 오로지 하얀 그 세상을 못 견디겠었는가? 그러고 보니 북극 곰 티모 이야기가 떠오르는구나. 하지만 티모는 사시사철 흰 빛만, 그것도 따스한 눈의 빛이 아닌 얼음의 빛을 보고 살아야 했던 까닭에 상상으로 오색찬한한 꽃세계를 꿈꾸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지은이가 스페인 사람이라는데 어쩐지 빨간 잔디밭이며 보라색 소나무 따위가 가우디의 건축물을 연상하게 하는 건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그들의 기질과 상관있는 문제일까...

눈은 눈대로 아름답지만 한번쯤 아이들만의 새 세상을 만들고 싶은 뜨거운 열망을 상상으로라도 실현해 보는 즐거움이 이 책 속에는 있다. 아아, 나도 이 황막한 서울이란 도시를 새 종이 속에 어여쁘게 다시 그려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을 때가 있다. 다만 내 솜씨와 감각과 기능적 수준이 과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서울을 살 만한 곳으로 다시 만들 수 있는 정도가 되는지 그 답은 자신있게 '예'가 되진 않을 것 같다만. 그래도 상상은 여전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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