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한 인터넷 사용에 옆집 와이파이를 빌려쓰는 처지라
아니 사실은 아기 보느라 밥 먹고 잠자는 시간 외에 손바닥만큼 인터넷을 할 수 있어서
지금에야 소식을 올린다.
20대 후반과 그 이후부터 생사고락을 함께 한 서재.
이렇게 말하면 좀 거창하지만 일하느라, 연애하느라 서재에 글을 못쓸 때가 많았다고 적지만
거즘 글이 잘 안 써져서 쓸 말이 없을 때가 더 많았다.
서재를 통해 만났던 사람들과 독서모임을 하고 같이 여행을 갔던 기억이 지금도 가장 뭉클하다.
무슨 얘기가 떠오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서재였는데
이제는 페북하느라, 메신저로 사람들이랑 얘기하느라, 재미있는 드라마 보느라 서재에 글을 쓰는게 소원해지고 말았다.
그 시절, 서재에서 정돈되고 차분하게 생각을 풀 수 있는 게 내게는 참 중요했는데.
아, 넋두리를 하려고 했던게 아닌데.
아기가 태어났다. 100일이 좀 넘었고 지금은 볼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옥찌들이랑 같이 지냈던게 엊그제 같은데 내가 아기를 낳고 같이 사는 게 잘 믿겨지지 않을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