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성 글을 써놓고, 민망함에 실시간으로 브리핑을 보다 그럼 그렇지, 인적 드문 서재의 문제가 소외감 뿐이겠어라고 자위(마스터베이션 아니다. 이건 유머도 뭣도 아니고)를 하고 있는데 W님과(자주 등장하는^^) H님이 댓글을 남기신게 보였다. W님은 가타부타 말씀이 없고 답답하단 얘기를 해주셨고, H님은 영화 얘기를 해주시면서 당선 축하한다는 말씀을 건네셨다.
응? 당선?
할매꽃 후기 당선?(이 김칫국) 승주나무님께 제발 후기를 쓰지 마셔서 Arch에게도 알라딘 적립금을 한번 맛볼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던 할매꽃 후기가? 아니었다. 영화 리뷰 당선이랜다. 응? 내가 따로 쓴게... 아, 전에 썼던걸 카테고리 옮기면서 다시 올린게 당선된거구나. 이건 정말 자다가 웬떡이냐 싶다가도 전에 쓴건데 이주의 영화 리뷰에 뽑혀도 되는건지, 다시 적립금 뺐어가면 아깝긴 하지만, 그리 잘 쓴 것도 아니고, 전에 쓴건데 내가 적립금 받아도 되는건지 고민이 된다. 착한체 하는거냐고? 절대 아니다. 이실직고 고백하는거다. 우려먹은 리뷰로 당선됐다고! 혹시라고 규정상 '우려먹은 리뷰라 다시 내놔, 아치!' 이래도 할말은 없지만 고스란히 알라딘에 환원할테니 어떻게, 안 되겠지? 점점 가관.
안 뺐을거라고 혼자 상상하고선, 저 지금 주문하러 갑니다. 사이코북스에서 나온 성도착, 무의식, 감성 시리즈 등등 스테디셀러 목록 위주로 살 생각을 하니 오랜만에 건강한 소비자가 된 것 같고, 그간 음지에서 소외받아온 서재살이가 이렇게 적립금 하나로 며칠간은 빵빵하게 신나겠구나란 생각을 하니 이놈의 머리통은 단세포 구조인가란 생각도 들고, 그런데도 신이 나서, 고민이라고 했지만 실은 자랑이 짙게 묻어나와서 이렇게 글을 또 주렁주렁 써보았어요.
적립금을 너무 많이 받아서 책 사려고 돈을 써본적이 없다는 분들이나, 이거 웬 호들갑하며 혀를 차실 분들께 해드릴 말은, 아주 오랜만에 있는 일이고 자주 일어날 염려가 없으며 행여나 보는 눈이 달라져서 자주 일어나도 지금처럼 난리법석을 피지 않을걸 약속 드릴게요. 정말로요. 진짜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번 한번만 눈 딱 감고 제 주접을 넘어가주셔요.
아,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