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건 내 하트야.
 

 몇주 전에 군산 갔다오면서 민과의 알력 다툼 기타 등등에 대해서 쓴거 같은데 옥찌들 소식을 궁금해하는 아주 W,H님을 위해 작성하는 페이퍼예요. 내 눈에만 예쁜 조카들인지라 자꾸 사진 올리고 그럼 남들도 이뻐할까봐(이게 반전이냐!) 아껴뒀는데 이힛! 

 일이 일찍 끝나서 토요일날 집에 갔다. 옥찌는 부쩍 살이 빠져선 핼쓱해보였고 민은 여전히 씩씩하고 명랑했다. 같이 스티커도 나눠 붙이고 놀다가 내일 산에 가자니까 좋은 생각이라며 이모를 칭찬해줬다. 모처럼만에 받아본 칭찬에 좀 으쓱해졌다. 앗흥^^


우리의 공식 포토존. 배경은 후지고, 주위는 산만하지만 난 이 장소 참 좋더라. 해가 얼굴 위에 바로 쏟아지잖아. 민이 저렇게 웃을 때도 참 좋고.


민에게 깜찍한 표정을 지어보라니까, 요런다. 아주 녹는구나.
 


내 미천한 사진찍기에도 몇가지 틀이 있는데, 앞서 말한 집 앞 벤치에서 찍기와 달리는 옥찌들을 찍어주기. 그런데 요번건 이 녀석들이 이모보고 한번 잘 해보라며 무려 두번에 걸쳐 왔다갔다하며 설정을 해준 사진이다. 요녀석들, 설정을 아는거야?
 


민은 씩씩하게 산을 잘 올랐고, 옥찌는 좀 힘든 기색이 보였다. 그래서 쉬엄쉬엄 가자니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민은 산딸기를 어디선가 주워오고, 옥찌는 그거 누나 주라고, 누나가 그런거 좋아하는거 알지 않냐고 민을 구슬려 받아내는 장면. 민이 순순히 누나 말을 따르네. 이럴땐 우리 엄마가 식상한 멘트를 날려줘야 제격인데. '그러니까 형제밖엔 없어.' 엄마, 오누이, 남맨데. 우리 엄만 안 들리는척 하신다.

 
옥찌 맛있어? 으응. 엄청. 

 청소년 수련원에 가선 도서관에서 느긋하게 책 좀 보려고 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일요일과 공휴일이 겹친줄 깜빡했던 것. 옥찌는 이모가 그렇지란 투로 자꾸 나를 갈구고, 민은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은 아니고, 그저 율무차나 한잔 먹읍시다는 식으로 무척이나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보챘다. 율무차를 먹으며 비둘기를 봤다. 닭둘기 이런 애들이 아니고, 비둘기는 그냥 비둘기였다. 난생 처음 비둘기를 본 듯 눈을 깜빡거리며 비둘기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니까, 낯선이, 아이의 시선이 떠올라 좀 부러웠다. 으음, 그렇구나.  너희들은 그렇게 볼 수 있는거지!

 언제 날이 좀 더 풀리면 우린 꽃피는 산에도 오르고, 동물원에도 가고, 내가 그동안 견학했던 박물관에도 가볼 생각이다. 아니면 그저 햇살이 따뜻하게 쏟아지는 동네를 휘적거리며 걸을지도 모르고.  


자, 이제 인사해요. 이모는 오늘 무슨 85도로 기울어진 산에 갔다왔다나, 그것도 정상도 아닌 쉼터까지 갔다왔다고 피곬이 상접해 있어요. 이른 밤이지만 모두들 잘자요. 옥찌들 소식은 다음에 또 전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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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3-2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은.. 마태우스님 닮았음 ㅋㅋㅋ

hnine 2009-03-24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찌가 그새 많이 달라졌어요. 성숙해졌다는 표현을 써도 될까, 아무튼 많이 컸네요. 저 미니하트 만든 사진, 민이의 깜찍 포즈, 너~무 귀여운데요. 민이의 헤어스타일은 변함이 없고요.
옥찌, 민 남매분, 반가왔어요~~ (혼자 이럽니다 제가 ㅋㅋ)

웽스북스 2009-03-24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역시 아치님밖에 없어요. 옥찌는 더 성숙하고 예뻐졌어요. 애들은 금방금방 크나봐요. 그런데, 지민이는 여전히 천진하고 여전히 사랑스럽고. 어 쓰다보니 위에 hnine님 댓글이랑 비슷하네 따라쓴거 아니고 쓰면서 읽었는데. 으흑. 암튼 옥찌들 너무 좋아요. 아. 옥찌들의 설정샷이라니. 어제 꿈을 잘꿨나봐요. ㅋㅋ

조선인 2009-03-25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찌는 정말 감동적으로 이뻐요. 이러다 모델 섭외 들어오는 거 아닐까요?

Arch 2009-03-25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옥찌들 페이퍼 올릴때는 혼자 흥에 겨워서 잘 몰랐는데, 자식 자랑하는 부모를 팔불출이라고 하듯이, 조카 자랑하는 저는 구불출 정도 되겠구나란 생각을 했었는데, 거기에 조선인님의 모델 섭외 얘기는 아, 정말 저보고 하라는 것도 아닌데 괜히 얼굴이 벌개졌어요.

라주미힌님, 그거 칭찬인거죠? 그런거죠? 민이 속이 라주미힌님만해서 조심해야해요.(응?)

hnine님과 웬디양님은 같은 말을 했으니 같이 댓글을 달아줘야할 것 같아요. 저도 내년 봄엔 '우리 옥찌 학교 들어가요.'빰빠람, 이런거 할거 같은데요. 나 늙는건 모르고 애들 크는 것만 보이니. 흥!

조선인님 다시 한번 부연하자면, 마로 해람이 모델 섭외 들어오면 어떻게 옥찌들도 낑겨주십사하는 바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