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고 있다. 힘들어서 집에 일찍 들어와 푹 쓰러져 잤다. 그러고 일어났는데도 개운하지 않다. 아. 벌써부터 내일 나가기가 싫다. 매일매일 출근하는 분들 진짜 존경. 일주일에 이틀도 이렇게 꾀가 나는데.ㅠ

<그 여름의 꽃게>가 첫 책이었다. 오래전이라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인상이 좋았고 이순원이란 이름을 기억했다. 그 후 도서관 강의목록에 들어있던 <19>세를 읽었다. 숙제하듯 읽어서 그런지 기억에 오래 남았다. 주인공의 배포가 그녀석 참,싶었고 강원도 배추밭이 머릿 속에 마구 그려졌다. 한 마디로 재밌고 괜찮은 소설이었다. 남의 자식일이라 그랬겠지만 그 똥고집도 맘에 들었다. 청소년소설로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그리고 <삿포로의 여인>이 출간되었다. 읽고싶어요.를 눌러놨더니 오늘 북플에 물고구마님의 리뷰가 떴다. 아. 삿포로 가로수가 마가목이구나. 개눈엔 똥만 보인다고. 그 리뷰 중의 아주 짧은 한 대목인 가로수.마가목.이 눈에 띄었다.

재작년 겨울 삿포로 눈위에 떨어져 있던 빨간 열매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나는 삿포로를 좋아한다.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 본능적으로 땡긴다. 제목에 삿포로가 들어가서, <19>세의 의리로,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팬심으로 이 책을 살 것이다.

독자입장에선 당연히 재밌는 책, 작품성이 있는 책이 읽고 싶다. 그런데 이 책 괜찮을까?하고 잠시 머뭇거리면서, 팬심의 작용에 있어서도 내가 한국소설에 잣대를 좀 더 엄격히 대는 거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가장 최근에 읽은 정용준<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윤대녕<피에로들의 집> 도 좋았지 않는가.
맥주를 마실까 말까는 그보다 더 오래 생각했는데 답이 안나온다. 멍~

(그 여름의 꽃게 이미지가 안뜬다.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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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winds 2016-05-13 01:19   좋아요 0 | URL
홋가이도. 삿포로.비에이. 후라노 이름만으로도 그리움이 넘치는 곳입니다. 마가목. 이름마저도 그곳에 참 잘 어울리는 나무네요.

2016-05-13 08:58   좋아요 0 | URL
마가목은 이 곳에서도 흔한 나무긴 한데..가로수는 아니죠..
제주에 먼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듯 삿포로는 마가목을 가로수로..

알맹이 2016-05-16 09:40   좋아요 0 | URL
피에로들의 집 혹시 갖고 있으면 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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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이현우 지음, 조성민 그림 / 현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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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독서-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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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 2 (무선)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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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 1 (무선)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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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사발라

 

1962년 스페인 레온에서 태어났다. 원래 수의학과 법학을 전공했으나 오비에도 예술학교에 들어가 그래픽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다시 공부했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스위스, 이탈리아 미국, 중국 등 각국의 출판물에 그림을 싣고 있다. 2005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돈키호테>가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고, 같은 해 <꼬마 병사 살로몬>이 스페인 문화부가 수여하는 프레미오 나시오날 데 일루스트라시온을 받았다. <필경사 바틀비>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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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이현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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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신은 고양이
샤를 페로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송의경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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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원작, 카를로스 레비에호 각색, 하비에르 사빌라 에르레로 그림, 권미선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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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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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 권만 가져다녀야지,

라고 생각하고 쓰고 나니

읭?

사람도 한 명만 사랑해야지

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체력만 허락하면 다섯 권도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언제 어느 때 무슨 책이 읽고 싶어질지 모르므로

여러 권 가지고 다니고 싶은 게 책이다.

그런데 책도 사람도 체력이 허락해야 여럿이 가능하군.

뭔..소리야..암튼

아침에 서둘러 나오면서

 

 

 

 

 

 

 

세 권의 책 사이에서 갈등했다.

아..한 권만 고르라니 너무 했다.

아..한 권

아..한 권

아..한 권

아..한 권만 고르라는 건 넘 나쁜 일이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은 한 명하고만 살아야 하다니...)

갈등하다가 결국 내가 가지고 나온 책은

 

 

 

 

 

 

 

아 이 책 너무 좋아, 하고 다시 읽어야지 하고 다시 읽어 본 책이 드물다. 하여 손에서 멀어지기 전에 대충이라도 한 번 더 읽으려고 가지고 나왔다. 어제 한 단락 읽고 단숨에 반해버린 <멀고도 가까운>도 두고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좋은 그래도 내가 하루키 산문은 좀 좋아하는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두고, 어쩐지 내 얘기일 것만 같은 <여자는 허벅지>도 두고, <이스트 웨스트>를 들고 나왔다.

 

다시 읽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자고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함은 머리 맡에 있어야 한다. 한 번 책꽂이로 올라가면 더 이상 내려오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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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5-1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고 해도 한 권 고르기 어려웠을 듯해요.
얼마전 외출하면서 3권 들고 나갔다가 읽지도 못하고 한쪽 어깨만 아팠던 아픈 기억만.... ㅎㅎ
 

굿모닝♡
잘 잤는데 약간 피곤한 느낌이다. 10분만 더 누워있다 발딱 일어나야지. 아침에 기사 검색을 하다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작가의 인터뷰를 보았다. 인상적인 인터뷰 내용 중에 서울에 오면 밤에 소음이 힘들다는 부분에 깊이 공감했다. 전체 인터뷰 내용 중에 사소하고 하찮은 일부분이다. 어찌보면 그게 왜? 그정도야 도시에 살면서 할 수 없는 거 아냐? 할 수 있는 일인데 나는 그 사소함이 일상이어서 힘들다. 잠이 들 때 잠에서 깼을 때 질주하는 자동차 소음 속에 있는 것.
넘 변경 불가능한 일상이기에 그냥 감수하고 하루하루를 산다. 그래서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같은 제목만 봐도 손이 가고, <안녕 다정한 사람>같은 책을 베낭을 넣고 정처없는 <섬;살이>를 떠나는 것이다. 나의 잠깐 섬생활 일기를 보고 서재지인님들과 이런 댓글을 주고 받았다.
부러워요~
막내가 스무살이 되면 가능해요ㅎㅎ
저는 십년 남았네요ㅋㅋ
생각해보니 나는 막내가 열살 이전에도 불쑥 혼자 여행을 떠나곤했다. 당일치기 여행사 버스를 타고 보성차밭.소쇄원.정선5일장.백담사 눈길을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나는 살려고 떠났던 것이다. 그렇게 하루의 외도가 일상을 견디게 해주었다. 그 때 나의 생각은 피곤한 남편은 집에서 재우자였고 아이들은 책벌레였다. 하루종일 책만 있으면 잘 놀았다. 각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가족이라고 꼭 주말에 뭉쳐 있어야하나? 이제 정말 일어나야할 시간. 무슨 얘길 하려고 북플을 열었지?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섬`에 살고 있다. 섬과 섬은 못박혀있다. 움직이지 못하는 그 거리가 미친듯. 못견디게 외로워서 때로 외면하고 때로 기댄다. 바람 속에 온 몸을 맡기고 서서 넘어질 듯 위태하게 죽음을 꿈꾼다. 이왕 섬으로 사는 바에야 못박혀 있음을 받아들이면, 너와 나 사이의 거리를 잘 지켜주면, 안녕, 다정하게도 지낼 수 있고, 가끔은 섬살이가 가능도 하며. 소음 속 도시 생활 속에서도 `세상 끝 섬`을 꿈꿀 수도 있다. 이왕 태어났으니 살아는 가야겠고, 네가 한 번 웃어주는 것. 바람이 한 번 불어주는 것. 지금, 여기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섬은. 섬은. 섬은...

마무리 전문, 단발머리님 마무리 좀. 저 지금 나가야해요 ㅋㅋㅋㅋㅋ
(지인님들~ 창의적인 마무리 부탁드려요~ 행복하다라고 마무리하려니 넘 진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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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6-05-12 07:33   좋아요 0 | URL
마무리 넘 어려워유...... 전 단발머리님이 아니지만 ㅋㅋ

2016-05-12 19:48   좋아요 0 | URL
우리에게 마무리님이 계시니깐요..ㅎㅎ

2016-05-12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6-05-12 07:3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어여 마무리해주세요.
마무리 전문...ㅋㅋ 기대되요. 어떻게 마무리하실지?

단발머리 2016-05-12 18:00   좋아요 2 | URL
헉헉... 오늘 진짜 바빴네요.

이왕 태어났으니 살아는 가야겠고, 네가 한 번 웃어주는 것.
바람이 한 번 불어주는 것.
지금, 여기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섬은.
섬은.
섬은...

1) 섬이다
2) 섬인가
3) 섬일까
4) 섬이니
5) 섬이지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로 해주세요. 마지막 문단 좋아요. ㅎㅎ


2016-05-12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2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2 19:53   좋아요 0 | URL
꿈섬이다. 라고 하겠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2016-05-12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12 07:37   좋아요 1 | URL
우앗!!! 요기 위에 저 나왔어요! ㅎㅎ
녹색 어머니 땜에 지금 나가요.
다녀와서 다시 읽어볼께요~
저도 이게 좋아요.
섬은. 섬은. 섬은...ㅋㅎㅎㅎ

꿈꾸는섬 2016-05-12 07:39   좋아요 0 | URL
ㅎㅎㅎ녹색~ 잘 다녀오세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2016-05-12 19:50   좋아요 0 | URL
두 분다 녹색이시군요..ㅋㅎㅎㅎㅎㅎㅎ

2016-05-12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2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