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한 권만 가져다녀야지,
라고 생각하고 쓰고 나니
읭?
사람도 한 명만 사랑해야지
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체력만 허락하면 다섯 권도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언제 어느 때 무슨 책이 읽고 싶어질지 모르므로
여러 권 가지고 다니고 싶은 게 책이다.
그런데 책도 사람도 체력이 허락해야 여럿이 가능하군.
뭔..소리야..암튼
아침에 서둘러 나오면서
세 권의 책 사이에서 갈등했다.
아..한 권만 고르라니 너무 했다.
아..한 권
아..한 권
아..한 권
아..한 권만 고르라는 건 넘 나쁜 일이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은 한 명하고만 살아야 하다니...)
갈등하다가 결국 내가 가지고 나온 책은
아 이 책 너무 좋아, 하고 다시 읽어야지 하고 다시 읽어 본 책이 드물다. 하여 손에서 멀어지기 전에 대충이라도 한 번 더 읽으려고 가지고 나왔다. 어제 한 단락 읽고 단숨에 반해버린 <멀고도 가까운>도 두고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좋은 그래도 내가 하루키 산문은 좀 좋아하는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두고, 어쩐지 내 얘기일 것만 같은 <여자는 허벅지>도 두고, <이스트 웨스트>를 들고 나왔다.
다시 읽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자고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함은 머리 맡에 있어야 한다. 한 번 책꽂이로 올라가면 더 이상 내려오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