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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키다리 현주가 좋아 ㅣ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6
김혜리 지음, 남은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아이가 3학년이 되면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자 친구에게 은근히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였다.다른 주변 엄마들의 공통된 소재 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서로 메일을 주고 받기도 하고 용돈을 탈탈 털어가면서 여자 친구에게 목걸이 선물까지 해준다고 서운하다며 하소연하던 엄마도 있었다. 오로지 여자라고는 엄마뿐이 없었다고 착각했다가 어느순간 아들들의 마음이 이성에게로 관심이 돌려지는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싶다.거기에 발맞추어 이 동화 역시 우리 아들 마음 사로잡았고..그 덕에 엄마인 나도 아들을 충분히 이해하는 진보적인 엄마로 자리잡아간다.
아이들의 이런 마음이 이쁘다. 귀엽기도 하고 그들에게는 어찌보면 상당히 큰 고민거리이겠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 세계가 어쩜 그리 이뻐보이는지...승우의 용기에 매료되기도 하면서 아주 작은 사랑의 시작을 이쁘게 키워 나갈수 있도록 지켜보는 엄마의 역할 역시 재미가 만만치않을듯하다.
오늘도 학교에 갔다온 아이에게 물어본다. 여자 친구랑 재미있게 놀았는지..그리고 필통속에 들어있는 새롭게 자리 잡고 있는 이쁜 지우개의 출처를 물어보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아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동화의 사실적인 내용이 마음에 와닿으면서 우리 아들은 '엄마 난 살만 조금만 빼면 정말 완벽하지?'하면서 은근히 거울에 자신을 비춰본다.
갑자기 의식하는 자신의 외모에 난 호들갑스럽게 대꾸한다. '그래도 마른것 보단 너처럼 듬직한게 여자 아이들이 더 좋아해. 그러니 살 뺄생각 말고 씩씩한 너다운 모습이면 여자 아이들이 서로 남자친구 해달라고 할거야.' 하며 기분 맞춰주면 쑥스러움에 얼굴이 붉어 지지만 아이의 순수한 마음의 성장이 대견스럽다가도 허전해지는 한쪽 가슴은 어찌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