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영화들은 선과 악의 확실한 구분을 통해 권선징악, 정의의 승리, 등과 같은 메시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 <부당거래>는 달랐다.
최철기, 주양, 장석구 등 세 주인공은 누가 더 비열하고, 누가 더 교활하고, 누가 더 악한 인물이지 분간하기 힘들만큼 모두 온전히 나쁜 놈들뿐이다.
영화 속 세계는 상당히 비정하고, 불편하고, 삭막하다. 요즘 뉴스 단골 소재인 아동 성폭행, 살인, 대형 건물 입찰 비리, 부패 경찰, 뇌물수수 등이 가득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금 현실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보인다.
안타깝고 서글픈 우리들의 자화상...
불의가 가득하고, 그 불의가 권력을 만나는 순간 절대로 손해 나지 않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이상한 나라...씁쓸하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 씁쓸한 스토리 속에서, 영화는 배우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절대 배신하지 않는 보답으로 주어져 그나마 이 부당한 거래에서 기쁨으로 누릴 수 있는 호강으로 보인다.
한 작품에 출연한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슈가 되고, 기대가 되는 류승범, 황정민, 유해진...
이미 전작들에서 각자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 내공은 물론 흥행도 한 이들의 연기는 이 영화를 통해 날개를 단 듯 승천한다.
배우 황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줄도 빽도 없는 강력계 경찰 최철기 역으로 분한다. 그는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지만 승진을 위해 거래를 시작한 최철기 역을 통해 선과 악의 이중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광대, 인간 개, 비밀을 간직한 마을 청년까지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배우 유해진은 더 큰 먹이를 위해 거래를 이용하는 스폰서 장석구 역을 통해 이전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비열함의 극치를 연기한다.
특히, 배우 류승범은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는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거래에 뛰어드는 검사 주양 역을 맡아 뼛속까지 야비한 내면 연기는 물론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엘리트적인 면모까지 과시한다. 그는 이번 역에 혼신을 다한 연기는 본인의 필모그라피에 가장 빛나는 작품으로 수놓는 듯 딱 적역이어서 영화의 깊이감을 한층 더한다.
그 외에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주연 못지 않는 조연들의 열연은 그 존재들을 부각시키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만끽하는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또 한사람...액션이 아닌 흥미진진한 사건과 리얼한 드라마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이야말로 이 영화로 더욱 다양하고 흥미롭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주먹이 운다>, <짝패>,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 열차를 타라> 등 그만의 개성 강한 작품들의 각본, 연출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류승완 감독은 이번엔 <부당거래>를 통해 강렬한 액션이 아닌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려낸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다양화 시켰다.
영화는 너무 흥미롭다. 대한민국 현실인 것 같아 상당히 씁쓸하다. 그러나, 현실적인 마무리 또한 어쩔 수 없어 공감하게 된다.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영화..참 잘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