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책만 읽는
이권우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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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슬픔을 거름삼아 삶이라는 꽃을 피워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꽃에 맺혀있는 이슬은, 그 꽃이 밤새 게워놓은 눈물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깨닫게 해준 작가에게 우리 모두 경의를!-49쪽

만약 인간의 영혼을 투시하는 엑스레이가 있다면, 그래서 그 가상의 기계에 영혼을 얹혀놓고 찰깍, 찍으면 어떤 형상이 나타날까...인화지에는 날카로운 맹수의 발톱에라고 할퀸 듯한 생채기들만이 현상될 듯하다. 산다는 게 결국 상처를 주고받는 일인데, 정작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상처받은 일 뿐이다.
...특히 어릴적 순정했던 영혼이 입은 상처는 제법 오래가고 도통 치유되지 않는다. 갓 구워낸 자기에 쨍, 하며 금이 간 채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얹혀진 꼴이다. 없는 듯 잊혀진 듯하지만 사실 한 꺼풀만 벗겨내도 골 깊은 상처가 드러나게 마련이다.-93쪽

국가 권력에 맞서는 시민운동은 늘 질 수밖에 없다...계속 지게 되어 있지만 "그러나 어느 날인가 이기지는 못하지만, 지고 있지도 않는, 그런 때가 올 것입니다"...-136쪽

나는 고전의 문을 여는 열쇠는 치열한 문제의식이라고 여겨왔다...막장을 뚫고나갈 지혜를 묻고, 그 답이 현재적 가치가 있는지 토론한다. 도전적인 토론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의 사상이 안고 있는 한계가 드러나며,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을 찾게 된다. 이쯤 되면, 고전의 주위를 맴도는 지은이라는 '유령'이 가만히 당할 리 없다.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자신의 다른 책을 참조해야 한다고 복화술로 변호하기도 한다. 고전을 읽는 행위는, 그러므로 묵독일 수 없다. 제대로 읽으면 그것만큼 소란스러운 책읽기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카니발적 책읽기에 몰두하게 된다.-205쪽

지은이가 보기에 '해리포터'의 성공은, 과대광고 덕이 아니라 대중들의 문화적 성감대를 정확하게 건드린 데 있다. 그것을..'역혁명'이라 칭한다...역혁명은 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으로 포장된 것을 가리킬 때에 쓰이는 말이 되었다...
역혁명 현상은 신자유주의적 망령에 사로잡힌 세계가 권력과 부를 불평등하게 분배하는 현실과 관련을 맺고 있다. 자신의 힘을 박탈당한 자들이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영성의 형식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현재를 견디기 위해 과거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324,326쪽

내 삶은, 이를테면 교양주의 정도에 불과할 성싶다. 앎에 대한 열정이 나 자신과 세계에 대한 변혁에 이르지 못한다. 정열은 "극도로 강렬한 차가운 지속성"이라는 말은 이즈음 내가 고민하는 것에 답을 던져주었다.-127쪽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자본론 범죄> <주기율표> <미완의 시대> 네그리의 <귀환> <재일 강상중>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 <플라톤 향연>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풀숲을 쳐 뱀을 놀라게 하다> <전쟁에 반대한다> <전쟁중독>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고우영의 <삼국지> <채링크로스 84번지> <네 멋대로 써라>-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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