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시멜로. 먹어보긴 했지만 그 맛이 어떠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뭐 별 맛 없이 그저 달콤하고 약간은 불량식품스런 향이 났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기억이 없다. 그러나 헐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캠프 같은 곳에서 쇠꼬챙이에 마시멜로를 끼워서 구워먹는 장면이 종종 등장했다. 그럴때면 별 맛이 없었던 기억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면 속에 그려지는 마시멜로가 참 맛있겠다고 느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이 마시멜로가 너무나 달콤하고 맛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당장 눈앞의 달콤한 마시멜로를 먹는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만약 그것을 참으면 하나의 마시멜로를 더 준다고 할때. 이론상으로는 다들 참을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하는게 인간다.

주인공 찰리는 사업가 조나단의 운전기사이다. 그는 어느날 사장인 조나단으로 부터 마시멜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조나단이 4살이 되던해 어떤 실험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눈앞의 마시멜로 하나를 15분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뒤이어 바로 또 하나의 마시멜로를 준다는 것이었다. 조나단은 억지로 이것을 참았으며 15분 후에 2개의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마시멜로는 그러니까 당장 눈앞에 보이는 기쁨이나 쾌락쯤으로 보면 된다. 문제는 훗날을 위해 그것을 얼마나 참고 견디는가 하는 것이다. 학교를 다닐때 늘 그랬었다.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걸 알지만 그때마다 소설책은 얼마나 재미있고 라디오는 또 얼마나 들어야 할 것들이 많았는지. 분명 라디오를 끄고 소설책을 덮고 공부를 하면 좋은 성적이라는 두 개의 마시멜로를 먹게 될 것을 알았지만 그때마다 나는 번번이 눈앞에 놓인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다.

성공하는 방법은 모두 제각각이다. 10대때의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했었다. 현재를 희생한 미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10대를 희생한 20대는 이미 10대를 잃어버린 후고, 20대를 희생해서 30대가 좋아진다고 하지만 이미 20대는 지나가 버려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꺼라고. 그렇지만 그 순간들에 내가 만약 조금만 생각을 달리 했더라면 내 인생의 마시멜로는 몇 개로 늘어났을까?

사실 나는 아직까지도 미래를 위해 무조건 현재를 희생하는 것에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 필요성은 다른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잘 알고 있다. 희생은 그걸 하지 않을때는 희생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실행을 하면 더 이상 희생이 아니다. 그때부터는 또 다른 기쁨일수 있고 삶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참아야 하는 현실은 언제나 희생이고 또 잃어버리는 세월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사장인 조나단은 차를 탈때마다 운전사인 찰리에게 무언가 하나씩 얘기를 해 주고. 찰리는 그에 맞춰 변화한다. 이거 어른이 읽기에는 너무 싱거운걸?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내 생각에는 초등학생이 읽어도 별 무리가 없을듯하다.) 그렇지만 가장 단순한 사실도 실천을 하지 못하면 알아도 아는게 아니다. 다 아는 얘기긴 하지만 이걸 읽고나서 뭔가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이 책은 그 값어치를 충분하게 하는 것이다. 다만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책을 원했던 나에게 이 책은 약간 동화스러웠기에 그리 좋은 인상만 남긴것은 아니다. 이런 책은 초등학교 내지는 중학교때 읽었으면 딱 좋았을뻔 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장사를 아주 잘 했다. 아나운서 정지영씨에게 번역을 의뢰한게 그것이다. 사실 내 경우는 거의 그것때문에 책을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제목만 봤을때 이 책의 경우 전혀 내가 끌려할 만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 읽기는 했지만 마음을 쿵 하고 울리는 감동까지는 받지 않았다. 그저 다 아는 사실의 확인 정도? 아무튼 이 책은 자기계발 서적을 단 한번도 읽지 않았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어려운 말 없이 우화를 통해 비교적 쉽게 삶의 방식에 접근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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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2006-02-0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사를 잘 하는 방법으로 그런게 있었네요... 꽤 괜찮아보이는 아나운서가 번역했다는 사실에서 호기심이 생기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