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장난스러워 보이는 벽에 그린 그림. 특히나 저 지퍼는 압권이다. 가끔 사람들은 집을 너무 심각한 공간으로 꾸미려고 한다. 아무리 인테리어를 잘 해놔도 나는 주인도 따분하지 않을까 싶게 조금의 재미도 추구하지 않은 집은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하다못해 엄한 못난이 인형이라도 하나 컬렉션 해 둔다면 좋을텐데... 삐까뻔쩍하게 꾸미고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집에다 너무 무게감만을 강조한다.

저 집은 사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조롭지만 저 검은색으로 그린 단순한 그림 만으로 집 전체의 표정을 바꾸고 있다. 나는 뭐든 의미없는 인테리어는 싫다. 아무 의미도 없이 그저 비싸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니까 가져다 놓는 것들. 그건 그냥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은 백화점에 지나지 않는다. 물건 하나에도 주인의 생각과 삶이 녹아있는게 좋다. 남들 눈에는 다소 이상해 보이더라도 주인이 추구하는게 무엇인지, 혹은 주인의 성격중 일부라도 대변해주는 물건들이 좋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확실한 컨셉있는 집들.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집들을 보면 나는 가끔 생각한다. 주인은 정말 저 집에서 사는게 좋은걸까? 저 물건들이 가지는 의미를 주인은 잘 알고 있으며 또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할까? 음.. 뭐 실은 그럴 돈이 없어 배아파 하는 소리에 가깝다만. 아무튼 난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내가 아닌 남에게 인테리어 같은걸 맡길 생각은 전혀 없다. 아무리 지랄스러워도 집이 나 다우려면 내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도 역시 내 일부다. 하루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또 내가 제일 편하게 쉬는 곳이니까.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anda78 2005-09-1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퍼도 지퍼지만.. 으하하- 저 눈초리 좀 보세요! >ㅂ< 으캬캬- 콧구멍도 웃기고!

가을산 2005-09-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했다가, 질리면 흰색 페인트로 칠해서 다른 그림을 그리면 좋겠네요.

플라시보 2005-09-10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그러게요.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내가 너무 좋아라 하는 눈초리^^

가을산님. 아. 그럼 되겠군요. 그럼 집이 하나의 도화지인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