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자장면 한 그릇에 업어 온 컴퓨터. 다 좋은데 키보드가 엉망이었다. 뭘 쏟았는지 어떤 키는 정말 힘을 들여서 눌러야 했다. 덕분에 글 하나 치면 오타가 줄줄이요 (ㄴ받침이 잘 안쳐졌다.) 손목에는 힘이 들어가서 팔이 뻐근했다.
그래서 질렀다. 원래는 그냥 평범한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흰색 키보드를 살까 하다가 매너리스트님께서 키보드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기계식 키보드가 좋다고 하시길래 확 사버렸다.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은 소리가 꼭 타이핑할때 처럼 난다는 것이다. (혼자살지 않거나 방음이 안된 곳에서는 다소 시끄러울수가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랫동안 뭔가를 끄적인 사람들은 알겠지만 키를 두드릴때 타닥타닥 리듬이 나면 훨씬 덜 심심하다. (글 치기도 바쁜데 심심할사이가 어딨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르겠다.)
기계식은 멤브레인 방식의 종전 키보드와 달리 키 하나 하나가 기계식 스위치로 되어 있다. 그래서 누를때 훨씬 힘이 덜 들어가고 소리가 나는 것이다. 뭐 소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일단 어디가서 한번 쳐 보고 (생각보다 소리가 크다) 사는게 좋겠다.
가격은 옥션 같은 곳에서 사면 대충 4만 얼머선에서 살 수 있다. (키보드 치고는 더럽게 비싸다) 검은색이라서 깔끔한데 먼지가 좀 잘 앉게 생겼다. 그래도 키감이 예술이므로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썩 괜찮은 물건이라 본다.
디자인 때문에 애플 키보드를 두고 장시간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이걸 택했다. (애플 키감은 예전 여동생이 쓰던 G4 키보드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나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다.) 아름다운 디자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귀엽다. N/LOCK 표시등이 파란색이라 마음에 든다. 까만색에 파란색은 알다시피 찰떡 궁합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