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 30분 경 부터 지금까지 작업했던 내용을 싹 다 날려먹었다.
아... 정말 뭘 해도 안되는 날이 있구나.
컴퓨터에서 뭔가를 묻기에 아무 생각없이 틱 눌렀더니 수정작업을 거치기 전의 원고로 돌아가 있었다.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다.
아직까지 한글 파일로 문서 하나 제대로 작성을 못 하는 작가가 있다는게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보자, 5년차 작가다. 근데 한글 파일을 날려먹네?
작가가 된 것은 5년이었지만 그 전에 기자 생활 시절 합치고 어쩌고 하면?
그리고 또 그 이후에 여러 매체들에 칼럼을 기고한 세월까지 치자면?
근 10년을 글로 밥 먹고 산 인간이 한글 파일을 못 다뤄서
지가 쓴 자료를 날려먹었다는게 말이 되는 소린지 나는 절대로 모르겠다.
이 작업을 다시 해야 할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더구나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한다. 회장님스러운 분들과 등산 약속 있으시다.
(참고로 난 등산 죽어라고 싫어하지만)
아까 낮에 쓰잘없는 일로 시간을 너무 허비했으나 오늘은 도저히 작업을 못 하겠다.
이 와중에 집구석웨어 질질 내려와서 대체 왜 이 지랄일까 싶어서 저울에 올라섰더니
오. 마이. 갓 뎀 바디!
41.2kg이다. 미치겠다. 옷 벗고 쟀을 때 최하 몸무게가 41.8 이었는데 이제 드디어 40kg 이란 말이지.
잘 한다 잘해 어디 한 번 쑥쑥 살이 내려서 39kg 이런 거 되기만 되라 이 우라질 몸아.
키는 160cm 다. 작다. 그래도 저 몸무게는 미친 몸무게다. 40kg이 뭔가
이쯤되면 어디서 원조나 구조스런 물품 도착 할 지경이다.
연애인 치고도 최고 초딩몸매 자랑하시는 산다라박양과 붙어도 절대 지지 아니한다.
(같은 연애인하테도 말랐단 소리를 듣는다지 아마? 이런 썩을)
그녀 프로필에는 키가 162 지만 내가 아는 한 연애인은 기본 3cm 정도는애교로 올린다.
좀 올려야 할 키 일 경우 4cm 이상이다.
그럼 내가 짱먹는거지.
대체 인간이 얼마나 더 처먹어야 살이 찐단 말인가.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되면 주변 지인들의 먹어라 먹어 핍박과 압박 시작된다.
나와 함께 같이 밥을 먹는 모든 이들 쉬지않고 먹길 강요한다.
내가 혼자 그냥 먹고 싶을때야 공기밥 3그릇 반 정도는 가볍게 먹고 입가심으로 냉면 하지만
저런 압박 속에 있으면 두 그릇 이상은 안 들어간다.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처먹으면서 토할 것 같기 때문.
당분간 가족은 안봐야 한다.
이 꼬라지 봤다가는 어디 처 박혀서 가만 누워서 깔대기로 음식 넣으려 할지도 모른다.
이제 내일 닥치고 병원가서 살찌는 약 처방 받아야겠다.
그것만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