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아주 어릴적 부터 우리집 부엌에는 행켈 부엌칼이 있었었다. 일명 쌍둥이표라 불리우는 저 칼은. 아빠가 몹시 좋아해서 셋트로 사가지고 오셨더랬다. 엄마는 그냥 도루코 칼 한자루면 될 것을 뭣하러 이렇게 많이 사 왔냐고 했지만. 아빠의 지론은 칼이 잘 들지 않으면 손을 베인다는 것이었다. 정말 아빠의 말 처럼 잘 들지 않는 칼로 요리를 하면 꼭 손이 베이곤 했었다.
나도 혼자 나와 살면서 다른 사치는 부리지 않아도 칼 만큼은 헹켈을 쓴다. 죽 봐왔던 칼이기도 하고 내 손에 꼭 맞기도 해서 나는 쌍둥이표 칼을 아주 좋아한다. 비록 셋트로 다 사두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셋트로 확 구입을 할 것이다. (더구나 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셋트로 사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칼은 좋은걸 쓰자. 이게 아빠와 나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