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캐사랑파사랑이란 브랜드를 알게 된 것은 95년도 였던것 같다. 그때 이승연이 유독 까만 피부를 하고 짙은색 립스틱을 많이 발랐었는데 잡지 인터뷰에서 색조를 캐사랑파사랑을 쓴다고 했었다. 무슨 이름이 캐사랑파사랑 따위냐? 했었지만 얼마후 나는 호기심에 매장문을 열고 들어섰다.
화장품이 색깔별로 참 많기는 했지만 색조 화장을 별로 즐기지 않는지라 그런 것들은 다 넘겨봤고 30분 넘게 이것저것 찍어바르며 구경한게 미안했던 나는(아. 당시만 해도 순진했던 나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중 제일 싸 보이는 파우더 케이스를 하나 집어들어 계산을 했다. (결코 싸지 않았다.) '이 케이스 너무너무 좋아요. 특히 퍼프가 예술이여요'하는 점원 언니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던 나는 몇번 쓰다가 퍼프를 빨았을때 그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빨아서 드라이기로 퍼프를 막 말리자 처음의 그 보송보송한 털이 그대로 살아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파우더는 다른걸 쓰지만 휴대용 케이스는 저것만 고집을 한다.
다른 파우더 케이스보다 다소 큰 편이지만 그래도 퍼프가 너무 좋아서 바꿀수가 없다. 처음 내가 샀을때는 거울이 달려있지 않았는데 얼마후 거울 달린게 나오고 부터는 거울 달린걸 사서 두 개째 쓰고 있다. 퍼프의 감촉은 쓰지 않고서는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데 벨벳보다 좀 긴 느낌의 잔털들이 잔뜩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탁을 하고 나서는 그냥 말려도 되지만 손으로 털들을 막 부비면서 드라이기로 말리는게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복귀시키는 방법이다. (생각보다 금방 말라 별로 귀찮지 않다.) 내 주변 사람들은 전부 나의 권유로 파우더 케이스 만큼은 저걸 쓴다. 인터넷에서 사면 1만3천원 쯤 한다. 장담 하건데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1만3천원의 뽕을 충분하게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