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일들에 대한 생각은

수천가지의 혹시를 낳고

또 수만가지의 어쩌면을 낳는다.

그리고 그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온통 점령할때 즈음

두뇌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만 생각하자 라는 결론을 내리거나

혹은 사건들이 점차 희미해져서는

어떤게 진실인지 어떤게 내 머릿속에 일어난 상상일 뿐인지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세월이 약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서서히 잊혀지는건 아닐까?

 

아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되도록 빨리 잊혀지는 시간들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저 꿈처럼 아련하게 느껴질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만

그 언젠가가 정말이지 빨리 좀 왔으면 좋겠다.

 

힘들다는 말을 하는 것도 힘이 들때쯤

그때쯤에는 그럴 수 있을까?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완전하게, 깨끗하게 끝이 났다나는 것을 인정하고

그 모든 사건과 시간들을 머릿속에서 리플레이 하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

 

시간은 약이다.

그러나 그 약이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타이레놀 ER처럼

잘 녹는 절반과 잘 녹지 않는 절반.

그 잘 녹지 않는 절반이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 처럼

 

어쨌건 시간이 약이다.

세월이 흐르면 못 잊을것도 없다.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만

그건 정말 '아 내가 그랬었구나' 정도의 떠오름이지

지금처럼 모든 것들이

마치 네비게이션을 3D 모드로 전환했을때 처럼

평면이던 건물이 여기서 쑤욱 저기서 쑤욱 솟아오르듯

그렇게 생각들에 잠식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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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2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10-03-23 18:50   좋아요 0 | URL
네버에버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