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트 - 아름다운 책 만들기
김나래 지음 / 임프레스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살 때 많은 사람들이 책의 표지 디자인을 본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작가나 작품의 질이겠지만 책 표지 디자인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알고 있는 한 번역가는 썩 괜찮은 외국 작가의 책을 번역했으나 출판사에서 표지 디자인에 너무나 소흘한 바람에 판매량이 적었다고 속상해 했다. 만약 작가와 책의 내용이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했을 경우 흥보나 책 표지 디자인 등 2차적인 문제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권씩 새로운 책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번이라도 들고 살펴보도록 만들려면 우선 눈에 띄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아트 북은 말 그대로 Book(책)과 Arts(예술)의 만남이다. 책으로 행하는 모든 예술을 말함은 물론 여기에는 앞서 말한 책 표지 디자인도 포함이 된다. 전반적으로 시각 디자인 중에서도 특히 출판물에 있어서는 외국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폰트 디자인과 함께 북 디자인이나 북 아트도 조금은 생소한 편이다. 아트 북의 필자는 북 아트 이론서인 [Year Book]의 출판에 6개월 이상 참여했고 또 외국에서 공부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이론서가 거의 없는 분야인 북 아트에 관한 책을 내었다.

우리가 흔히 북이라고 생각하는 정형화된, 즉 양장본이나 문고판의 형태를 취하는 책들 이외에도 모든 출판물을 대상으로 북 아트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책, 감상하는 책, 직사각형이라는 책의 고정관념을 깬 형태의 책, 단지 읽혀지는 책이 아닌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이 되는 책, 정보전달이나 지식전달 차원의 책이 아닌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북 아트를 예술적 측면으로 승화시킨다면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고 이것이 상업성과 결탁한다면 좀더 아름다워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되는 것이다. 북 아트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는다면 미술 대학들의 각종 팜플렛을 보면 될 것이다. 대부분의 미술 대학에서는 흔히 취하는 접는 형식의 팜플렛이 아닌 북 아트로 불리울 만한 팜플렛을 제작한다.

북 아트에는 소재나 형태의 제한이 없다. 책 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종이를 가장 먼저 떠 올리겠지만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천, 나무, 동판등 그 소제는 무궁무진하다. 또한 한권의 책 뿐 아니라 그 책을 포장하는 케이스나 책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오브제의 사용으로 훨씬 풍부하게 표현이 가능하다. 가장 많이 보게되는 양장본 형식 이외에도 폴드 (Fold Book - 병품 스타일). 코덱스 (Codex - 제본형). 팬(Fan 부채). 블라인드 (Blind) 등의 형식이 있으며 이를 접목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책은 문자가 인쇄된 2차원의 형식에서 예술과 만나 3차원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예술이라고 하면 흔히 음악이나 무용, 조각이나 조형물 정도로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북 아트는 분명 새롭고 신선한 분야일 것이다. 국내에서 아직은 그리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는 분야가 아니므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예전에 모 가수의 녹음실에 가 볼 일이 있었는데 거기는 북 아트로 불리울 만한 것들이 많았다. 녹음실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에서부터 메모용지, 명함, 소개책자 등이 모두 하나의 컨셉을 바탕으로 해서 훌륭한 디자인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북 아트가 우리의 실생활과 전혀 무관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에게는 하다못해 명함 디자인과 회사 소개 책자를 또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직사각형 카드 형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청첩장 디자인을 본인이 새롭게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예술과 디자인은 모두 유기적인 분야이므로 얼마든지 새로운 결합으로 인한 새로운 분야의 탄생이 가능 한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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