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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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는 꽤나 유명한 사람이다. 이미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이라는 여행기로인해 방송활동도 많이 했고 여행기도 발표하는 족족 베스트셀러이다. 한비야의 책을 보려면 우선 전에 낸 책들부터 봐야했겠지만 어쩐지 나는 요즘 한국사회에서의 베스트셀러들이 미덥지 않아서 여태까지 미루고 있었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유행에 편승되는것 같아서 미루고 있는 책들이 많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주문을 해서 읽어보았다. 처음에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 별로 잘 쓴거도 아닌데 이게 무슨 베스트셀러라고...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담백한 느낌이 들었다. 화려한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비야는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누구보다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런 담백함으로 인해 한비야의 책을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비야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여자 혼자서 그 많은 오지들을 일일이 두 발로 밟으며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들릴까봐 조심스럼지만 사실 여자가 혼자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많은 위험을 내포한다.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성은 몇십키로나 되는 여행배낭을 매고 다니기에는 체구도 작고 위험한 순간에 자기 몸을 지키는 것도 남성에 비해서는 여의치 않다. 그럼에도 한비야는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없이 세계 여행을 하고 이제는 우리나라를 걸어서 다니는 모험을 했다.

세계 여행기를 먼저 읽지않고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요즘 우리나라를 좀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번 나는 휴가가 되면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거창한 계획만 세우고 번번히 좌절을 해야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를 돌아다는 것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해외여행은 만만치 않은 경비와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리나라를 도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한비야의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도대체가 무서운게 없는 여자군. 정말 그렇다. 한비야는 여행중 아프면 어쩌나 나쁜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비가오면 어쩌나 그런 많은 어쩌나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닥치면 닥치는대로 이겨내면서 여행을 계속 해 나간다. 여러사람도 아닌 자기 자신과 떠나는 여행이기 때문에 그녀의 여행은 조용하면서도 깊다.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끼는 것을 온전히 자기 안으로 소화시키면서 그녀는 점점 더 자라는것 같다. 여행기를 여행의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만 보자면 한비야의 여행기는 그리 후한 점수를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여행하면서 느꼈던 많은 것들을 우리는 활자를 읽는 수고 만으로 느낄 수 있다면 이미 그런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 많은 여행기를 읽어 보았지만 한비야의 책은 특히나 담백하고 조용한것 같다. 한비야의 성격이 조용한건 아닌것 같은데 그녀의 여행기는 다른 여행기에 비해 요란스럽지 않아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조만간 한비야가 쓴 나머지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땅을 밟으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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