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그 은밀한 유혹 - 냄새의 문화적, 과학적 연구
피트 브론 외 지음, 이인철 옮김 / 까치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라는 책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게미 만큼이나 유명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책을 읽고 난 다음 나는 냄새에 대하여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학문적으로 좀 더 냄새에 관해 알고싶었다.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는 나름대로 향의 추출법이나 에센셜 오일을 만드는 법을 자세하게 설명 해 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고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 책에 주목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조금 전문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책을 고를때. 사람들의 공통적인 두려움은 아마도 너무 어렵거나 너무 지겹지 않을까 하는 걱정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향수 이름이나 겨우 나열할 정도의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매우 쉽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의 부제가 냄새의 문화적, 과학적 연구인 만큼 냄새에 관해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을 한 흔적이 보인다.

책의 저자는 의외로 심리학자인데(나는 향 전문가이거나 아님 향수 회사에라도 다니는는 사람일줄 알았었다.) 향수의 그루누이를 떠 올려 본다면 냄새가 얼마나 많은 심리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후각은 빨리 지치는 감각이니 만큼 아주 예민한 신체 기관이다. 흔히 우리가 맛으로 알고 있는 것들도 사실은 단지 향에 의해 우리가 착각하는 것일수도 있고 냄새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큰 요인중의 하나이다.
살아가면서 아주 좋은 냄새나 아주 나쁜 냄새. 즉 악취만 아니라면 우리는 냄새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잊고 산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가지의 향을 맡으며 살고 있다. 자기는 느끼지 못하지만 몸에서 나는 체취. 아침 식사준비 냄새. 버스를 탔을때 남자 향수를 너무 많이 뿌린 중년 아저씨의 냄새. 몇분 단위로 일정하게 향을 뿜어대는 회사 사무실 등등.

밤에 눈을 감는 순간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냄새에 노출되어 있으며 자신도 갖가지 냄새를 뿌리며 산다. 이렇게 늘 없는듯. 그러나 확실히 존재하는 냄새에 관한 책. 분명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하지만 무슨 학문서적처럼 대단히 어려운 책이 아니며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옆에 꼿아둔다면 아주 그럴싸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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