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순수함과 거짓말 - 디즈니 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교육적 대안
헨리 지루 지음, 성기완 옮김 / 아침이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사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제패니메이션 보다는 디즈니의 만화를 좋아한다. 뱅크제를 사용하고(배경등을 저장했다가 여러번 써 먹는 것) 셀 수가 적어서 다소 딱딱한 동작을 보여주는 일본 만화는 디즈니만큼 부드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동안 닥터 슬램프랄지 포켓몬 같은 일본 만화가 어린이를 장악했는데 그것은 부족한 셀 수를 화려한 색깔이나 동작 (이를테면 달팽이 모양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색과 빛을 내는 장면)으로 대처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 만화에 비해 디즈니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실제 동물에서 나온것들이고 (아기사슴 밤비는 현실에도 존재하지만 도라에몽은 없다.)며 그것들의 동작은 놀랍도록 유연하다. 디즈니는 한마디로 엄청난 물량공세가 가능한 거대 기업이다. 그 많은 셀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공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배경에 있어서는 많은 부분 컴퓨터 그래픽을 쓰기도 하지만 만약 디즈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인물 셀 수 만큼 일본 만화를 만든다면 평균잡아 3편은 만들고도 남을것이다.

그렇다면 디즈니는 아이들에게 아주 유익한 만화지 않는가? 셀수가 많아 동작도 부드럽고 실제로 있는 동물들을 모델로 했으니 포켓몬처럼 보다가 아가들이 졸도하는 일도 없을테니... 그러나 디즈니가 누군가? 이것은 다 상업적인 전략에서 나온 것이지 절대로 아이들에게 유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유아들은 꿈에 동물이 등장한다고 한다. 따라서 디즈니는 인간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인 동물을 이용했을 뿐이고 그 동물들로 각종 캐릭터 상품을 만든다. 인형을 비롯해서 전화기 칫솔. 심지어는 자신들의 캐릭터를 아동용 제과업체에서 사용하도록 해서 엄청난 개런티를 챙긴다. 그것도 모자라서 디즈니는 좀 더 자신들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디즈니 랜드를 만들었다. 디즈니랜드에는 디즈니사에서 만든 온갖 캐릭터 상품을 사도록 부추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부모들은 그 죄책감을 디즈니랜드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으로 보상한다. 거기서 아이들에게 디즈니의 장난감과 캐릭터용품 그리고 디즈니에게 엄청난 세를 주고 들어와있는 각종 패스트푸드 음식을 사 먹인다.

디즈니는 한마디로 아이들을 이용한 가장 거대하고도 교묘한 상업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생산에는 기여하지 않지만 그들을 사랑하는 부모들을 조르면 막대한 금액의 구매자가 된다. 또한 그들은 어렸을때의 향수를 있지 못해서 커서도 디즈니를 동경하고 디즈니에 대한 캐릭터들을 마치 전쟁터에서 용사가 고향의 흙을 가지고와 쳐다보듯 한다.

그들에게는 디즈니가 어린시절의 동심이자 꿈이 되는 것이며, 점점 순수함에서 멀어지는 자신에게 어린시절의 순진무구함을 잠시나마 회상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그들은 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여전히 아이들에게 디즈니 만화를 보여주고 디즈니랜드에 가서 디즈내 캐릭터 용품을 사 줄 것이다. 어린이야 말로 한번만 고객으로 끌어놓으면 그가 죽을때까지 충성을 다하는 구매자가 된다.

디즈니는 디즈니 대학까지 세워서 직원들을 교육시키며 사람들이 평생동안 디즈니가 심어놓은 환상 속에서 그들의 물건을 구매하기를 바란다. 디즈니는 처음에는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캐릭터 용품을 팔기 위해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극장가에서 그다지 흥행을 하지 않아도 그들은 망하지 않는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에서 그들의 캐릭터를 팔아주며 디즈니랜드 역시 마찬가지니까.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그저 순수하고 어린이의 꿈과 환상을 그린줄로만 안 디즈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걸 읽고나면 우리가 얼마나 거대기업들의 농간에 넘어가며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디즈니 만화를 보지 말란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이 무엇을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아이들을 디즈니의 평생 고객으로 만들어주는 일 따위는 막아야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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