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 - 서바이벌 핸드북
조슈아 피븐 외 지음, 양은모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일단 제목이 멋진 책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 우리는 평상시에는 잊고 살지만, 사실 누구나 죽음에 노출될 수 있다. 천수를 누리고 사랑하는 가족 곁에서 조용히(그러나 유언은 중언부언 해가면서) 눈을 감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복 받은 일이 없겠지만 그런 복이 모두에게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백화점과 다리, 지하철 공사로 인한 도로 복공판이 수시로 무너지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복스런 인물이 될 확률은 더욱 줄어들며, 간혹 비행기가 추락하기도 하고 열차도 전복되며 관광버스에 도로 표지대가 꼿히기도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개인의 의지및 바램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누구나 최악의 상황에 노출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당신이 맥가이버 사촌이라면 어디선가 '짠짠짠짠 짠짠 짠 짜잔짠~' 하는 BGM이 깔리면서 뭔가를 뚝딱뚝딱 만들어내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겠지만 알다시피 맥가이버는 외국 사람이고 대한민국에 그의 사촌이 살 확률은 제로이다. 그렇다고 해서 최악의 상황에서 주님이나 기타 신들을 찾으며 조용히 삶을 마감하기에는 당신이나 나나 너무 해야할, 또 하고픈 일들이많은 사람들이다.

삼풍 백화점이 무너졌을때 저 안에 내가 갇혔더라면 혹은 잘 달리던 성수대교가 갑자기 빠직 하고 금이 갈때 내가 그 위에 있었다면 하고 단 한번이라도 상상해 본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은 거의 모든 최악의 뭐같은 상황들이 총 망라되어 있으며 또한 그 상황에서 모진 목숨을 보존하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본인이 탐독한 결과 꽤 쓸만한 방법이 많았다.

그러나 이 책만으로 살 수는 없다. 이 책에서 요구하는 각종 방법들은 꽤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요구했으며 때로는 지적 능력과 각종 도구들도 필요로 했으니까. 이 책을 보다 보면 캠핑이라도 한번 갈라치면 온갖 상황에 다 대비를 하기 위해서는 집을 통채로 메고 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목청높여 주장하는 것은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닥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최악의 상황에서 꼴까닥 하고 죽는것 보다는 낫다.

이 책을 참고로 해서 각종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면 참 멋지구리한 일이 될 것이다. 나중에 인터뷰할때 이 책을 들먹이며 평상시에도 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철두철미한자신의 준비성을 만천하에 알릴 수 있을터이니 말이다. 자~ 단돈 몇천원으로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끔찍한 상황에 대비를 해 보자. 설사 그때 가서 살지 못할지라도 상황파악정돈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참고로 이 책을 읽고나면 나침판이나 빅토리녹스. 구급약통을 짊어져야 거릴 나설 수 있는 병에 시달릴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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