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 세상을 충전하는 젊은 에너지, 딴따라 박진영의 맨처음 고백
박진영 지음 / 김영사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박진영의 얘기는 언뜻 들으면 폐미니즘들이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가 간과하고 있는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서로에게 밥을 해 주는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이 되어 늘 사먹는다고? 여긴 중국이 아니다. 그것 보다는 나는 볶을테니 그대는 끓이시오 하면서 알콩달콩 식사 준비를 하는게 사랑이다. 식사가 끝나고 설거지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는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재미나게 사는 길이다.

서로 몇시에 들어오는지 간섭하지 않고 사랑은 자유로운 것이라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게 가능한가? 그것은 결혼은 그저 두 남녀가 합법적으로 섹스할 수 있는 관계임을 말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사랑은 조금씩 서로를 구속하기도 하고 또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바꾸기도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라는것도 바랄수도 없단 말인가. 박진영은 지금 그렇게 살고 있을까? 난 여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들에게 한없이 끌리며 밥도 해먹지 않고 서로 몇시에 들어오건 상관하지 않으며 말이다.

그런 말도 안되는걸 글로 적어두면 그래도 조금은 멋있어 보이기 때문에 이 책이 페미니스트들에게 환영받지 않나 싶다. 밥을 해먹고 빨래를 하는 것을 여성인권이 하락한듯 생각하는 그들에게는 몹시도 센세이셔널한 생각일테니까... 하지만 인정은 한다. 한사람 정도는 이런 말도 안돼는 생각. 이거라도 해야 여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용기를 얻는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다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지침서 같은 이 책에서 조금만 더 현실적이고 리얼한 사랑이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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