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ICEBREAK VISUAL VOCA 333 - Intermediate
영춘선생 지음, Icebreak Contents Lab 기획 / Watermelon(워터메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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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약 2년간 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불행히도 난 성실하거나 열정적인 학생도 아니었거니와 내 당초 목적은 엄마의 기대와는 다르게 '조금이나마 영어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까'였기 때문에 난 가서 영어책을 펴놓기 보다는 TV를 보거나 영화에 몰입했다. 덕분에 영화는 잔뜩 봤지만, 2년이라는 시간과 들인 돈에 비해 그리 영어는 늘지 않은 것 같다. (...)

 

왜냐면, 모든 언어공부의 기본인 '단어'와 '문법', 이 난 정말, 아주 정말 싫었기 때문이다. 단어가 죽 늘어선 페이지만 봐도 머리가 아팠고 문법이 줄줄이 적혀있는 문법책은 펴기가 무서웠다. 도대체 외워도 외워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이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거기다 단어를 외워놔도 머리속엔 있지만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으니 도통 쓸모가 없다는 생각 뿐이었다.

 

예를 들어 "anticipate"라는 단어가 예상하다, 기대하다 라는 뜻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아도 막상 예상하다, 라고 말해야 될 때가 오면 어.....하다 look forward 라고 말하는 식이랄까. 쉬운 단어나 일상에 쓰는 단어야 외우기 싫어도 들어오지만 정작 '학업'에 쓰이는 단어들은 짜증나리만치 외워지질 않았다.

 

그래서, <English IceBreak>가 집에 도착했을 때 난 한 편으로는 들떠있고 한 편으로는 늘상 내 맘속에 도사리는 '불신감'이 불타올랐다. 그래봤자 단어가 줄줄이 늘어서 있겠지.

 

하지만.... 이 책은 단어가 줄줄이 늘어서 있는게 아니었다. 졸라맨 가족이 늘어서 있으면 있었지.

보통 난 앞의 프롤로그나 저자의 말부터 차근차근 읽어가지만, 이번 책은 영어단어를 어떤 식으로 '처리'(?)하고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어차피 뻔한 말 아닐까 싶어 바로 본문으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그 곳은 졸라맨들의 향연이었다... 가 아니라 어딘가 건방진 느낌의 (원조) 졸라맨에 비해 귀엽고 발랄한 졸라맨이 나와 단어에 맞춰 원맨쇼를 벌이고 있었다.

 

내가 영어단어를 외울 때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단순히 영어 단어를 외우기 어렵다는 점이 아니다. 단어라는 건 '이미지'라는 점이다. 한국말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익혀왔기 때문에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생생하지만, 영어나 다른 언어의 단어는 '뜻'은 머리에 떠올라도 '이미지' 자체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는 우리 나라의 단어보다 더 '이미지'적인 단어다. 전치사만 보아도 'in', 'on'등등 그림으로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널려있다.

 

그런 점에서 이 <English IceBreak>의 장점은 그런 것을 비록 아주 상세하진 않지만 포인트를 잡아 그림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단어를 여러가지 문장으로 반복해 보여준다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Intermediate라고 해도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만 되도 이해할만한 단어에 알콩달콩한 그림이 어우러져서 <단어집>이라고 해도 부담이 없다. 비록 수능에 꼭 나온다! 하는 '학력중심' 단어집은 아니라도 영어단어를 처음 배울 때 기초를 야무지게 잡아줄 수 있는 그런 단어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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