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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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한 나는 로알드 달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동화작가(?)인 줄 알았더랬다!!! (<맛>을 읽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읽어볼 예정이다. 이런 성인 취향의 고급스러운 유머가 아동물에는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너무 궁금하다)

로알드 달의 단편을 모아놓은 이 책은 처음부터 너무너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 진행을 보여준다. 그런데 아주 스피드하게 최고로 흥미가 고조되게끔 독자를 유인해놓고는 길어야 반 페이지, 짧게는 두어 문장쯤으로 최대의 반전을 선보인다. 그러니 독자는 꼭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그런 흥분을 할 수밖에. 그러면서도 온갖 인간군상들의 면면을 낱낱이 꼬집고 있으니 통쾌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10편 밖에 안되는 이 단편 소설들의 중간쯤을 읽다보면 어느새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그 반전이 공포스럽게 여겨진다. 나에겐 이런 점이 없는가..이런 생각이 자꾸 들면서 말이다. (쓰고보니 약간 과장이다 ^^;)

아무튼, 이 소설을 읽고 띠지에 붙은 "명품" 어쩌고 하는 말에 100% 아니 200% 동감한다. 정말 '고급'한 이야기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다.

더운 여름, 짜증나는 여름, 수준이하의 온갖 것들이 괴롭히는 여름,

이 책 한권이 당신의 여름나기를 도와줄 것이다.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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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서중석 지음,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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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나와서,  돈을 벌고 주류(?)에 편입하기 위해 아둥바둥 살다보니 좋은 게 좋은 거고,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한데 무슨 과거사냐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게 사실이다. 안티 조선 운운 하던 내가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게 사무실에서 조선일보를 읽고 있고, 민노당을 찍으며 술자리에서 입에 거품 물던 내가 어느새 한나라당 후보를 들이미는 부모님이나 여타 어른들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있는 그런 모습. 그리고도 나는 내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었다.  '그래 나도 이제 기성 세대가 되어 가고 있구나. '

하지만, 사실은 그것은 눈가리고 아웅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그렇게 진보나 이 사회의 변혁을 꿈꾸던 쪽에서 멀어질수록 그만큼 우리 사회의 진보를 향한 속도는 줄어든다는 걸 왜 나는 자꾸 잊고 있는 걸까. 도로에서 차 사고가 나면 차 사고 때문에 길이 막히는 게 아니라, 차 사고난 차들을 구경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차들 때문에 뒤에 있는 차들까지 막히는 것임을 늘 보면서도, 막상 내가 늦춘 한 걸음이 사회 전체의 변화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시원시원한 편집과 희귀(?)사진들이 눈에 먼저 가서 선뜻 집어 들고 읽은 이 책은 내가 잊고 있던 그 사실을 속속들이 콕콕 짚어 알려주었다.  내 발걸음보다 앞서 뛰어갔던 이 땅의 많은 분들 덕에 내가 이렇게 여유 있게 걸어가도 사는 데 편안한 것임을 다시 한번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사실 이 책에 선뜻 리뷰 달기도 민망했다.  역시나 알라딘 판매포인트도 높다. (--;) 하지만 내 작은 반성문이 더 많은 분들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맘에 이 책에 대한 내 감상을 남겨볼 맘이 생겼다.  역사는 어느 한 사람의 몫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작음 힘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임을 다시 한번 맘 속에 새길 수 있는 그런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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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사전 비판
이재호 지음 / 궁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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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과거사를 청산하네 어쩌네 하며 정말 시끄러운 지 꽤 됐다(말만 시끄럽고 제대로 하고 있지도 못한 지도 꽤 된 셈이다). 그리고 한일 우정의 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도 일본쪽 상황은 연일 우경화로 치닫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연일 왜곡해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하게 읽게 된 이 책은 정말 많은 것을 시사하게 해주었다.

그 어떤 외국어 개념이 들어올 때 만들어지는 번역어 하나하나가 바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인데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런 개념이 우리말 혹은 우리 사상화 되지 않고 들어온다. 지금은 영어 개념 그대로 직수입되고 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양의 개념은 거의 다 일본어를 그대로 번역하여 수입되었다. 그러니, 우리의 문화나 역사, 철학 등 정신 문화적 측면을 다루는 우리 말이 사실은 일본어이자 일본식 개념이라면 과연 우리는 어디서부터 과거사를 청산할 수 있는 것일까.

예를 들어, 우리가 낭만주의라고 알고 있는 한자어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일본은 낭만이라고 한자를 써놓고, '로만'이라고 읽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낭만주의는 사실 로만주의의 잘못된 번역어이다. 그런데, 식민지 시대 이후 지금까지 100년 가까이 우리는 낭만주의라고 알고 배웠다.

king이라는 말에 임금이라는 말이 빠져있는 등의 우리 말이 없거나, 우리의 존대말 개념이 없거나 뭔지 모르게 어색하고 이상했던 사전들의 원인은 바로 우리 스스로 영한사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영일사전을 그대로 번역해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찬 역사를 다룬 <The Meaning of Everything>을 보면 하나의 사전이 만들어지기까지, 한 단어를 사전의 표제어로 올리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여러 사전 편찬자들의 노력끝에 사전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늘 개정판을 위해 전 국가적 사업으로 매달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우리가 만든 영한사전 하나도 없으면서......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작지만 이런 노력들이 모여 하나씩 바꿔나간다면 우리가 은연중에 길들여져 있는 일본에 대한 사상적 종속이 점차 사라질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필독을 권한다.

ps: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런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더 공들여 책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쇄상의 실수도 보이고...출판사가 좀 더 잘 만들어주었음 하는 아쉬움 때문에 별 다섯 개를 주지 못했다(필자의 반복적 서술도 좀 쳐냈으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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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권윤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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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면 제일 먼저 스노우캣 사이트를 방문한 지 벌써 몇 년 째. 스노우캣의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며 스케쥴을 짜는 것도 벌써 몇 년 째. 친구들과 스노우캣이 올린 일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이 공감한 지도 벌써 몇 년째. 스노우캣은 나를 몰라도, 나에겐 스노우캣이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스노우캣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일기를 책으로 엮어냈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완전히 단행본 용으로 만들어진 책이어서, 스노우캣 골수 팬들에겐 더없이 반가울 내용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여행이란 이렇게 천천히 그 도시 혹은 그 장소와 내가 같이 호흡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다 오는 것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긴 시간 동안 어느 한 곳에 오래 머물 수 없는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그것이 꽤나 힘든 일이지만...언젠가 시간이 되서 조금 긴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스노우캣 식의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은 가을이 되고 보니,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서울에서 오래되고, 한적한 카페(혼자놀기 딱 좋은)는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가을이 가기 전에 많이 걸어다니면서 삭막하기만 한 서울과라도 교감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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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세계 아동 문학 명작 50선 - 1

제가 어렸을 때는 주로 계몽사나 금성사 전집이나 에이브(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로 환상의 전집이였죠 >.<)가 읽을거리의 전부였지요. <보물섬>이나 <소년중앙>과 같은 잡지나... 웹서핑을 하다가, 이재철 선생님의 책에 나오는 어린이 명작 50선이라는 리스트를 찾았습니다. 추억의 명작도 있고, 이런 책을 어떻게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읽을까 하는 것들도 있네요. 재미삼아, 목록 중에서 현재 알라딘에서 구할 수 있는 책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출처는 이재철 선생님이 쓰신 <아동문학의 이론>(서울:형설출판사, pp. 305-307)입니다.

1. 호머(Homer) / 오딧세이(Odyssey)

 

이 책은 <일리아드>와 <오딧세이>가 함께 들어있는 책.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들이 호머의 작품을 원전으로 접하기 전에 읽기 제일 좋은 책입니다.

단순히 줄거리만 요약해서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신화적 분위기와 문체를 느끼게 하는 책. 제가 올해 읽은 신화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기도 한 책입니다. 그밖의 책으로는 로즈마리 셧클리프의 책을 권합니다. 

 

2. 이솝(Aesop, Ais pos) / 이솝우화집

 

너무 유명한 탓에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없는 대표적인 작품인 이솝우화. 어린이를 위한 이솝 이야기는 단편적으로 나온 것이 대부분. 재미있는 것이 많기는 한데, 그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안노 미츠마사가 그린 '여우가 주운 그림책' 시리즈 네 권입니다.

어른에게는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중 한 권인 <이솝우화집>이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해요.

3. 아라비안 나이트(Alf Layiah wa Layiah, Arabian Nights' Entertainments 또는 Thousand and One Nights)

평생 읽을만큼 방대한 이야기의 보고지요.

범우사에서 나온 리처드 버튼의 <아라비안 나이트> 10권짜리. 거의 결정판 내지 완성판이라고 할만합니다.

그밖에는 신일숙 씨가 의욕적으로 작업중인 만화 <아라비안 나이트>(현재 3권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는 화려한 그림이 돋보이는 크리스토퍼 코어의 <아라비안 나이트> 그림책을 권해드립니다.

4. 니벨룽겐의 노래 (Das Niebelungenlied)

저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책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니벨룽겐의 노래>는 <올훼스의 창>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지그프리트와 크림힐트의 사랑, 배신, 그리고 복수를 주 골격으로 하는 굉장히 긴 서사십니다.

어린이가 읽기엔 좀 무리겠죠?

 

 

5. 오승은(吳承恩) / 서유기(西遊記)

역시 원전을 읽지 못한 대표적인 작품인 <서유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가 나오지만,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창비 아동문고에서 나오는 서유기 정도.

비룡소 클래식에서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서유기>를 낸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6.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 돈키호테(Don Quijote)

근대 소설의 시작으로 많이 거론되는 <돈키호테>. 사실 이야기가 무척 재밌지만 처음 몇 장은 인내심을 요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폴 오스터의 <뉴욕 삼부작>을 읽고 <돈키호테>가 읽고 싶어졌는데 과연 읽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동방박사의 선물>은 돈키호테의 내용이 책 속 인용으로 등장합니다. <돈키호테>를 시 형식으로 바꾸었는데요. 방대한 책 내용을 깔끔하게 잘 정리했답니다. 이 책의 저자가 <돈키호테>의 광팬이라고 하네요.

 

7. 샤를르 뻬로(Charles Perrault) / 신데렐라(Cinderella)

샤를 뻬로의 동화집에 수록된 '신데렐라'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이야기가 엄청 많은 민담이지요. 저학년이라면 크레용하우스(그림 왼쪽)에서 나온 <페로 명작 동화>를, 고학년이라면 논장에서 나온 <장화 신은 고양이>(그림 오른쪽>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논장에서 나온 <장화 신은 고양이>는 페로가 남긴 독특한 '논평'이 앞권입니다. 흔히, 옛 이야기는 도덕적이라고 하는데요, 뻬로의 논평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네요.

8. 다니엘 디포우 (Daniel Defoe) / 로빈슨 크루소 표류기(The Life and Strange  Su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로빈슨 크루소>가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반해서 쓰여진 책이지요. -틀릴지도 모릅니다. 심오한 논의는 잘 몰라서. 상당히 의도를 가지고 쓴 작품치고는 엄청 재밌는 모험을 담았습니다. 서양 문학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기상천외의 발굴! 로빈슨 크루소의 그림일기>은 그림으로 보는 로빈슨 크루소라고 할까요. <로빈슨 크루소>가 살았던 섬, 오두막, 도구 등을 모두 그림으로 복원해 본 재미있는 책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존 쿠체가 쓴 <포>는 <로빈슨 크루소>를 뒤집어 써본 작품이고요.(이것과 비슷한 작품으로 미셀 트루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가 있죠.) 맨 뒤에 있는 <로빈슨>은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책.

9. 조너던 스위프트(Jonathan Swift) / 걸리버 여행기(Gullver's Travels)

완역본. 읽기는 했지만 상당히 초반과 후반은 지루했습니다.

제일 좋아하던 부분은 라퓨타와 거인국 이야기.

 

 

 

 

10. 존 뉴베리(John Newbery) / 마더 구스의 동요(Mother Goose's Melody)

국내에는 <마더 구스>가 번역되지 않는 것은 독특한 느낌을 우리 말로 옮기기 힘들어서가 아닐까요? 몇몇 작품들은 그림책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옆의 이미지는 실비아 롱의 마더구스인데요, 내용을 상당히 순화했다고 합니다. 그밖에 좋아하는 <마더 구스> 그림책은 헬린 옥슨버리가 그린 것. 물론 번역되기 힘들겠죠.

유키 카오리의 '백작 카인' 시리즈에 마더 구스가 많이 인용되었죠. 리듬은 상당히 즐겁고 따라 부르기도 좋은데 내용이 '으악!' 할 정도로 잔인한 것이 많아요. 뭐 아빠가 나를 죽었다, 엄마가 나를 요리했다... 이런 것은 약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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