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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한국사 샘이 깊은 이야기 2 - 통일신라.발해 ㅣ 뿌리 깊은 한국사 샘이 깊은 이야기 (솔출판사) 2
강봉룡.서의식 지음 / 솔출판사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통일신라, 발해 편
글쓴이의 이름순서가 바뀌었다. 섬세함을 느꼈다. 국가의 정치제도와 같은 것들이 나오면 끝없이 졸리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역시 아주 재미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고 나서 국사와 관련된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그 이유는 국사는 재미없다는 내 선입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함께 국문학사 수업을 듣고 있으면 교수님의 말씀이 너무도 재미있게 들린다.
책의 제목은 용비어천가에서 따왔다는 것을 불현듯이 깨달았다.
책을 읽는 내내 최수종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대조영이 되어 발해를 건국하고(698), 장보고가 되어서 청해진을 설치하고(800년대), 왕건이 되어 고려까지 건국시킨다. (918) 심지어 장보고와 왕건은 채 100년이 차이가 나지 않는 같은 시대를 산 사람인데, 제왕의 상이란 것이 실제로 있는가 싶은 생각마저 들어 웃음이 나왔다.
그리 정독하지는 않지만, 대강의 국사가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여기에다 역사의 진행 낱낱을 기록하는 것은 분명히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느껴져 특별히 적지는 않는다. 다만 그 시대의 책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 지금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언제나 큰 기적처럼 느껴진다.
가장 인상 깊고 많은 생각을 했던 부분은, 고려 건국 즈음의 왕건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왕건에 대해 경외심을 느꼈다. 중세적인 사고를 했던 왕건은 그 덕분에 아직도 고대적인 사고를 하고 있던 궁예, 견훤과 경쟁해서 고려를 건국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왕건의 (상대적으로 아주 뛰어났던)능력이 정말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판을 넓고도 정확히 읽을 수 있었던 왕건 덕분에, 신라 말 갈기갈기 찢어질 뻔 했던 우리나라가 고려라는 하나의 나라로 규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창건까지도 아주 드라마틱하지만, 고려 개국 이후에도 왕건의 정책은 시대적으로 아주 적합했다는(그것이 가장 최고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지만) 느낌이 들었다. 다만 발해에 대한 사료 부족 탓에, 발해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을 알 수 없는 것은 아주 큰 안타까움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