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감성수채화 - 하늘빛 한폭 바다빛 , 파란에 대한 이야기
뚜웨이니엔 지음, 임보람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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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수채화가 '뚜웨이니엔'님이 직접 그린 수채화를 담은 수채화집(?)이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수채화 그림들이 앞부분에 실려 있고, 뒷부분에는 그 수채화 그림들을 그린 과정이나 팁을 공개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국권 작가의 책들이 잘 소개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주로 소설만 소개된 느낌?) 요즘은 중국권 작가들의 책도 많이 번역, 출간되는 것 같아 흥미롭다. 특히 중국은 인구가 많고, 그림을 잘 그리는 금손(?)들도 많은데, 만화나 일러스트 관련 책들이 번역되는 것을 보니 감개무량하기도 하다.

 

 

'파란 감성수채화'라는 제목처럼 푸른톤의 그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저런 그림 밑에 감성글들이 자리잡고 있다.

 

 

예쁜 일러스트가 가득하다.

  

수채화의 매력은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 있다.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저런 아날로그 감성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높아지는 것 같다.

 

 

2/3 정도가 지나면 세세한 수채화 그림 팁이 나온다.

 

다양한 단계별 사진을 실어 그림을 그리는 과정 및 팁을 알려주고 있다. 

만약 수채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화집으로 다가올 것이고, 수채화를 그리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좋은 작법서가 될 것이다. 또한 아무래도 그림이 많이 실려 있기 때문에 인쇄의 질 같은 부분이 아주 좋다. 신경써서 책을 만든 티가 나서 좋았다. 

수채화나 감성글, 감성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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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일라 더크와 터키 중위 딜라일라 더크 시리즈 1
토니 클리프 지음, 정송 옮김 / 문학세계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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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당첨되어 이 책을 받아서, 읽었다. 

그래픽 노블(만화)이라 금세 읽었는데,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캐나다 출신 작가의 작품으로, 글과 그림 모두 썼다. 아시아(한국, 일본)와는 다르게 미국쪽 만화 시장에서는 보통 글작가와 그림 작가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점도 독특했다. 그래서였는지 그림과 작품 사이의 관계도 유기적이고 쫀쫀하게 느껴졌다.

다만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여러모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세계사라는 출판사가 그래픽 노블을 전문으로 만드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 책의 편집이나 디자인 등 책 외적인 부분이 아쉬웠다. 표지나 겉모습은 마치 청소년 모험 소설같은 느낌인데, 정작 내부에는 만화가 있다. 내지도 코팅이 너무 강하게 된 감이 있다. 사실 코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제작비가 더욱 올라갔다는 것이고, 그만큼 좋은 공정을 거쳤다는 것이지만, 읽을 때 좋지 않았다. 빛이 너무 많이 반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차차 보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디즈니에서 실사 영화를 제작 중이라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듯하다. 내용적으로도 그리 하드하지 않은 모험 이야기고, 주인공들도 디즈니와 꼭 맞는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디즈니에서 '잘' 만들면 정말 크게 히트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트론'처럼 거지같이만 만들지 않는다면 ㅠㅠ)

 

 

이 책은 주인공인 딜라일라 더크(그림 속 여성)가 셀림(그림 속 남성)을 만나, 동료가 되고 함께 모험을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 주인공 모두 개성이 강하고,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책 한권을 다 읽고 느꼈던 점은 이 책이 '프롤로그' 정도로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작은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되고, 두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도 알겠고,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이야기가 짧아 아쉬움만 남았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역시나, 이 책의 시리즈인 [딜라일라 더크와 왕의 동전]이 동시 발간된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이 책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두 권의 책을 한번에 구매해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뒤에 이어질 내용이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요즘 한국에서도 일본의 '망가'만 번역 출간되는 것이 아니라 서구권의 '그래픽 노블'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서구권의 작품을 읽는 것도 매력적이니, 앞으로도 그런 추세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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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나라 사요나라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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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소설론을 가르치셨던 모 교수님께서 늘 하시던 얘기는 단편 소설에는 아이러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황의 아이러니든 인물들의 감정의 아이러니든, 정 반대의 상황이 겹쳐지며 어느 한 쪽을 포기할 수 없을 때가 소설이 빛나는 순간이라고 말씀하셨다.

 

17세의 한 여성이 대학 야구부 선수들에게 집단으로 강간을 당했다. 한 문장으로도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지만, 정말로 끔찍한 얘기들은 이 사건 이후에 벌어질 일들일 것이다. 그 여성은 평생을 벗어날 수 없는 상처 속에 살 것이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그녀를 강간했을 야구 선수들은? 이 작품은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늘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우리는 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야 하며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나지만,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정말로 고통스럽고 끔찍한 일들을 겪고 난 뒤에도 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결코 많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이 책은 그런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들게 했다. 비극적인 한 상황과, 그 상황에 비롯되어 생기는 일들을 담담히 보여주는 서술 속에서 아이러니는 피어난다. 요시다 슈이치는 정말로 좋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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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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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김영하의 추천 도서 목록에 있는 줄리언 반스의 책을 읽은 뒤(<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는다. 사실 이제야 딱 두 권 째의 책이지만, 내가 읽은 양과는 상관 없이 줄리언 반스는 아주 많은 찬사를 받는 작가인가 보다. 이 책도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이라고 써 있다.)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전반부는 화자 토니가 학창시절(60년대)을 추억하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현재 노인이 된 토니가 자신의 추억들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었는가에 대해 깨닫게 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창 시절 또래들과는 정신세계가 다른, 높은 수준에 있는 ‘에이드리언’이 토니의 학교에 전학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학에 가서 만나다 헤어진 여자친구 베로니카가 에이드리언과 만나게 되는 내용이 전체적인 네리티브를 형성하는데, 사실 이 작품에서 줄거리 자체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기억이란 건 무척 간사하다. 즐거웠던 일들만 생각하고, 나빴던 기억은 쉽게 잊기도 하지만 때론 그 반대로 나빴던 일들은 더욱 나쁘게 기억하기도 한다. 노년이 되어 과거를 추억하던 토니도 자신의 젊은 시절들을 무척이나 아름답게 생각한다. 하지만 베로니카의 엄마에게서 온 편지를 받게 되면서 그는 자신이 모르던 과거의 사실들을 알게 되고, 사람의 기억이란 게 얼마나 불안하고 허술한지를 깨닫는다. 그 끝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 반전들보다 무거웠던 것은 역시 기억의 불안함일 것이다. <나를 만나기 전 그녀> 또한 사람의 불안한 심리와 과거에 대해 썼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작품의 주제 또한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다고 느껴진다.

 

작품이 전체적으로 줄거리의 흐름보다는 인물들의 감정과 사상들에 대해 서술하기 때문에 가볍게 훌훌 읽기엔 다소 힘들지 모르겠지만,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200페이지가 좀 넘는다.)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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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삐에로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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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긴 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이 원작으로 사용된 영화를 두 편 본 적이 있었다. <피쉬 스토리>와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였는데, 이 두 편을 보고도 원작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작품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네러티브가 큰 매력인데, 잘 짜여진 이야기만큼 소설에서 큰 감동을 주는 요소도 없다. 하지만 이 작가 작품의 단점은 그렇게 잘 짜여진 네러티브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으면 그것에 독자들을 깊이 빠지게 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게 부족하다. 그리고 이유는 캐릭터에 있다. 캐릭터가 생생하고 살아 있을수록 독자는 쉽게 감정이입을 한다. 자신과 닮은 인물이라거나, 혹은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생생한 인물은 감정이입을 돕는다. 반대로 어딘가 위화감을 주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쉽게 공감을 하지 못한다. 이 생생한 인물이라는 것은 꼭 우리 주변에 존재할 것 같은 사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상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기만 한다면 실제 존재하든 그렇지 않은 상관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 전에 읽은 <악의 교전>의 하스미는 실제로도 두려운 감정을 들게 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도통 현실감이 없다. 그것은 인물들이 너무 완벽한데다가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너무 무감정하게 대처하기 때문이다. 한 인물이 있고, 그 인물에게 어떠한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 인물은 그 자신에게 주어진 성격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행동으로 말미암아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오로지 짜여진 줄거리에 의해서 인물들이 행동한다. 그 인물들의 행동에 당위성이 없다. 그 인물의 성격상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행동을 해야 한다는 설득력이 없이, 그저 원래 짜놓은 이야기대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잘 짜여진 좋은 이야기를 읽지만 그것이 마음에 깊이 남지 않는 것이다. 하나의 복수극을 그린다면 <올드보이>의 이우진과 오대수처럼 어느 쪽의 복수인지 고민되게 만들던가, <플라이 대디 플라이>처럼 악역이 분명한 깔끔하고 카타르시스 넘치는 얘기를 만들었어야 했다. 살인에 대해 고민하게도 하고, 죽은 사람을 정말로 잘 죽인게 맞는지 고민하는 척 하다가 갑자기 아무래도 좋다, 잘 한거다 라는 식으로 끝내봐야 독자는 설득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나는 이 작가의 원작이 쓰인 두 편의 영화를 보고도, 작가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큰 흥미가 생기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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