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은 왜? -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 마음의 연금술 과학전람회 2
마르코 라울란트 지음, 정수정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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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이 하는 어떠한 종류의 행위가 어떤 호르몬에 의해 이뤄지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일종의 교양 과학서적 비스무리한 것 쯤 된다. 딱 부러지게 '교양과학서적이다'라는 1형식 문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이 책이 다루는 소재들이 너무 그저 흥미위주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일테면 이런 식이다. 우선 특정 인물 A라던가가 하는 한 인간의 행위를 통해 인간 개개인의 고유 행위의 예로 사용하고 그것을 당신들도 그래본 적 있잖은가?, 하는 식의 과장 좀 해보자면 최면과 같은 일반화의 과정을 통해(일반인이라면 다 그렇지 않냐? 라는 식)그것을 인간 A의 행위에서 인류의 행동양식으로 바꾼다. 그리고 그 행동이 어쩌구 저쩌구 테론같은 호르몬 물질의 영향 때문이고 남녀 200명을 모아 한 실험에서 그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주입시켰더니 태반의 행동이 그랬다더라 하는 식으로 그 일반화를 공식화시킨다.

겉으로는 나도 인간의 행동과 생각은 뇌의 화학작용일뿐이다,라며 터프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그리 단순치만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호르몬이 인간을 움직이는 전부다,라고 말하는 듯한 이 책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책이 단순히 재미없어서 이렇게 삐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 정말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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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울프
닐 게이먼.케이틀린 R. 키어넌 지음, 김양희 옮김 / 아고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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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워어를 다 보고 나니 우연찮게 선임이 사온 닐 게이먼의 또 다른 책-베오울프-이 있었다. 당장 빌려서 읽다.

그러나 이번 소설은 영. 로저 젤라즈니적인 캐릭터 위주의 팬터지도, 르 귄 식의 현실 비판도, 그렇다고 네버웨어처럼 담백한 이야기의 맛이 있지도 않았다. 생소한 북유럽신화만이 불친절하게 콜라주되어 있었고 군더더기 많은 이야기와 이렇다 할 특성/매력 없는 캐릭터들은 독서의 흥미를 잃게 한다. 그나마 두 번째장-용-이 읽을 만 했지만, 역시 그나마는 그나마일뿐. 정말 그냥 그랬다. 닐 게이먼, 다시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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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Philosophy + Film
이왕주 지음 / 효형출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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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철학, 영화를~'이지만 실제는 '영화, 철학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책은 일종의 영화 리뷰인데, 영화 줄거리와 관련하여 어떤 철학자의 철학론을 관점으로 풀어 쓴 글의 모음이다.(이 문장 어째 이상한데) 일테면 파인딩 포레스트는 프로이트의 아버지 이론으로. 그러니까, 영화를 철학의 관점으로 본 것이니 주는 영화고 부가 철학이다. 그래서 나는 제목을 '영화, 철학을~'이라고 착각해서 기억했던 것이다. 그러나 줄거리 소개와 특성 없고 인상 없는 리뷰는 단지 '또 하나의 리뷰'일 뿐이다. 얻은 게 있다면 보고 싶어진 영화가 몇 개 있다는 것 쯤?
  

ps.일 포스티노 리뷰에서 저자는 일 포스티노가 네루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서술했다. 그러나 다들 잘 알다시피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소설이다. 아니, 그게 소설인지도 모르는 저자의 무지는 정말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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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웨어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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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을 알게 된 건 워터가이드(이런 웹진이 있었다. 옛날엔.)가 건재하던 무렵 리뷰코너에서였다. 웅진 도서관에 그의 책이 한 권(그 리뷰에서 소개하던 멋진 징조들이란 책) 있었으나 어쩌다가 못(?) 안(?)빌려서 못(?) 안(?) 읽었는데 이렇게 인연이 닿아 읽는다.

한마디로 감상을 말하자면 아주 담백하고 속이 꽉 찬 소설이었다. 이야기가 아주 매끄럽고 재미있다. 더불어 그 이야기에 군더더기는 하나도 없다. 소재 하나, 사건 하나, 등장인물, 문체 하나조차도 무의미하게 등장한 것들은 없다. 그런 만큼 복선 또한 치밀하고 광대했고 넘쳐 흘렀지만 부족함은 없었다. 스토리 텔링이 아무래도 강조되는 팬터지라는 장르문학의 특성이 아주 잘 발휘된 좋은 소설이었다. 리처드의 일상->환상으로 바뀌어가는 모험의 족적을 좇아가듯 찬찬히 읽고 있노라면 닐 게이먼이 리처드 메이휴라는 인물과 도어, 헌터, 카라바스 백작이라는 인물의 대조를 통해 말하고 싶어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아 너무 재미있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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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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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를 너무 재밌게 봐서 그녀의 신간이 나오자마자 구입했다. 첫 단편 도도한 생활-이 얼마나 즐거운 작명인가!-을 읽다보면 그녀의 경쾌한 스텝과 잽에 정신이 혼미해 지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단편을 계속 읽으니 과도한 풋워크에 그녀의 다리는 제 풀에 지쳐 쓰러지는 걸 느낀다. 바꿔 말해보면, 첫 단편을 제외하곤 나머지는 그냥 동어반복적인 소설이었다. 분명 이야기도 조금씩은 다르고(소재는 한결같지만) 진행도 약간씩은 차이를 보였지만 읽고 나면 대체 어떤 단편이 어떤 내용이었나 헷깔렸다. 월세나 고시원이나 반지하 방이나 하여튼 뭐 그렇고 그런데 사는 그렇고 그런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나 하고 국가고시나 준비하는 청춘들이 나와서 세상에 엎어지는 그저 그런 내용이 한 두편이라면 우와, 현대인의 삶을 묘사한 무척 현실 반영적이고 사실적인 소설이구나!,했겠지만 그게 일고 여덞편이 연달아 나오니 소화불량에 걸리 수밖에 없다. 달려라, 아비의 노크하지 않는 방에서 느낀 불안이 그대로 확장된 소설들의 연속이었다. 아, 제발 도도한 생활 같은 재치넘치는 작품을 써줘. 다른 건 남들도 다 쓸 수 있는 것들이잖아. 땡깡을 부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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