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 - 미국인도 모르는 미국 이야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박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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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만나게 된 빌 브라이슨의 새로운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듯해서 관심을 가지다 역시 순간의 변덕으로 이 책을 빌리게 되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그럭저럭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사실 과학 이야기여서 그런지 쉽게 이해를 하거나 하지는 못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빌 브라이슨의 필력에 대해 놀라움과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책은 원래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영국에서 20년을 살았던 빌 브라이슨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살게 되면서 느끼게 된 미국이라는 나라의 ‘어떤 것’(혹은 영국과의 다른 점)을 영국의 매체에 연재한 칼럼 육십여 개를 모아 놓은 것이다. 같은 언어를 쓰는 다른 나라라는 것은 언뜻 생각하기에도 무척 매력적인 글의 소재가 될 만하다고 생각이 들고 실제로도 그렇기도 하나, 우리는 영, 미 어느 문화권에도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피상적인 공감 이상의 것을 느끼기 힘든 면도 있었다. 그러나 서양 문화의 많은 면을 흡수해서 그런지, 아님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여서 그런지 분명히 큰 공감을 주는 내용도 많았다. 일테면 옷을 사러 갔을 때의 점원의 태도 같은 글이나 관료제의 형식성에 대해 쓴 글 등은 너무 재미있고 많은 공감을 준다. 특히 빌 브라이슨의 문체는 이 책의 재미 그 자체를 담당하는데, 그의 재치 넘치고 장난스러운 과장된 글솜씨는 미국에 대한 불만족스런 부분을 말할 때 특히 그 빛을 발한다. 그래, 사실 그걸 떠나 글을 읽는 순간 자체를 즐기게 된다. 마치 더글러스 애덤스나, 호어스트 에버스, 에프라임 키숀 등의 작가의 글을 보는 듯 하게 말이다. 미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전 문장에 나온 세 작가의 책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에게는 자신있게 추천해줄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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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E. M. 포스터 전집 2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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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영미문학에 대한 관심덕분에 근근히 독서를 이어나간다. 작가는 20세기 초반의 작가로 아주 유명한듯하나 나로써는 이것이 그의 작품을 읽는 첫 독서였다. 이 책은 그의 유작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집필한 시기는 1914년으로 상당히 이르나 출간된 시기는 1970년도 넘어서였다고 한다. 이는 그 당시 시대상 동성애를 다룬 이 소설이 출간되기는 상당히 힘들었기 때문이었다고. 작품 내에서도 동성 행위는 범죄로 취급된다는 부분과 프랑스에 가면 동성애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기에 그리로 도망치자는 내용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좋았던 면은 동성애를 그 자체로 다뤘다는 부분에 있었다. 동성애를 가장 활용(?)하는 문학은 역시 팬픽이 아닐까 하는데, 그 깊이에 있어 팬픽의 경우는 성(姓)이 같은 두 인물이 등장하기는 하나 남남의 사랑에서는 둘 중의 한 명이 여성과 같은 역할을 여여의 사랑도 마찬가지로 어느 한 쪽이 남성성이 보이는, 단순히 성(姓)만 같을 뿐인 사랑을 그리는데, 이 작품의 경우는 남성이 남성에게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아주 구체적이며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작품 집필 당시에서 백 여 년이 지난 지금이라 이런 동성의 사랑도 어느 정도는 인정 혹은 익숙함되는 분위기로 흘러가나 그것은 단지 영화나 드라마 따위의 범주로 부류할 경우일 뿐이고, 실제 삶에서는 너무도 생경하며 인정하기 힘든 일인 것인 만큼, 충분한 공감을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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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 하 스티븐 킹 걸작선 3
스티븐 킹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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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 책까지만 읽고 스티븐 킹은 잠시 미뤄둬야겠다. 분명 문화적 기호에 있어서는 보편적인 선호보다 개인적 취향이 우선하는 듯하다. 물론 스티븐 킹은 정말 잘 쓰는 작가이고 이 책도 재미는 있었지만 미묘하게 나와는 잘 맞지 않았다. 과거 읽었던 그의 책들 중에도 데스퍼레이션도 분명 재미있었으나 이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혹은 지금 느끼는 감정 때문에 그 책을 그렇게 생각 한다던가. 뭐 어쨌든 여러모로 의욕부족 노력부족에서 오는 일인 듯 싶다. 그래도 그의 책 중 유혹하는 글쓰기는 정말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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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 상 스티븐 킹 걸작선 2
스티븐 킹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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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전집2. 영화로 더욱 유명한 책일 것이다. 스티븐 킹 특유의 폭발 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가 아주 잘 표현되어 있는데 수면장력이 가득한 물의 표면을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나 스스로도 쓸 말이 없는데 두드리고 있는 기분이 든다. 요즘은 왠지 독서에 대한 의욕도 적고 재미도 적다. 그래서 거의 영화만 보고 있다. 이거 쓰는 오늘이 19일인데 이번 달 들어서 본 영화만 거의 16-7편정도 되는 듯 싶다. 거의 하루에 한 편 꼴. 샤이닝 2권까지 보고 다음 빌릴 책은 잘 골라서 다시 독서 의욕을 불살라 보자! 아 물론 이 책이 재미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요즘 내 상태가 그냥 이렇다는 거다. 사실 열심히 읽던 순간들에도 절반의 타의가 존재했었던 것 같으니 말이다. 그냥 다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요즘은 감만 유지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그저 한 주에 한 권을 목표로 살고 있다. 전역하고 읽고 싶은 책 잔뜩 읽자는 마음가짐은 다 어디로 갔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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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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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이 에세이의 제목은 레이먼드 카버의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대로 달리기라는 소재에 대한 에세이인데, 작가는 이십여년 간 스물 다섯 번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이 처음 뛰게 된 계기와 처음 뛴 풀코스, 그리고 찾아온 슬럼프, 최근에 관심이 옮아간 트라이애슬론까지 달리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혹은 달리기와 연관된 이야기, 또는 달리기와는 그닥 상관없는 이야기 들-를 작가는 말한다.

나도 군대에 있을 때 운동 삼아 뛰기 시작한 달리기에 재미가 붙어 전역하고 나서 마라톤에 참가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 속에 나오는 하프를 1시간 55분 만에-라는 식의 것들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뛰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르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일테면 우리는 kg이나 cm라는 단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개념이 있는 편인데, 그것을 파운드나 피트로 바꿔 말한다면 당장은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다시 kg과 cm로 바꾼 뒤에야 그것이 어느 정도의 무게이고, 어느 정도의 길이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뛰어보지 않은 사람은 하루키가 10km를 50분에 뛰는 페이스로 달린다,라고 말해도 그것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또한 1,2분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감이 안 올 걸이리라. 1시간 55분 기록을 2시간으로 말하지 않는 것에는 뛰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러너의 고집과 자존심이 있는 것이다. 하루키는 책 속에서 자신은 별로 승부욕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런 그도 결승점이 보이는 데까지 와서는 조금이라도 기록을 줄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뛴다고 했는데 그런 것은 역시 많이 공감이 갔다. 나도 마라톤 할 때 5분에 1km정도를 뛰는 편인데,(내 하프 기록은 1시간 52분이다.) 아직 하프까지밖에 도전하지 못했었다. 풀코스는 정말로 진지하게 뛰는 영역으로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뛰는 나 같은 사람이 도전할 만큼 만만치는 않다. 아직은 이런 저런 일들로 뛰는 것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는데, 나도 여유가 생긴다면 풀코스를 할 생각을 한다. 또한 트라이애슬론도 원래 관심이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연습할 여력을 내지 못해 생각만 해두는데, 나도 인생에 여유가 생기면 도전해보고 싶다.

무튼 같은 러너로서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고, 할 말도 많았다. 뛰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나로써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이것을 권했었는데, 하루키의 글을 읽고 있으니(뛸 사람은 언젠가 뛰고 뛰지 않을 사람은 아무리 권해도 뛰지 않는다고 그는 썼다.) 이제 권하는 짓을 관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달리기 하는 것을 소설쓰기나 인생에 비유하는 것은 예전부터 참 촌스럽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나는 뛰는 것에 뛰는 것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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