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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그해 여름 끝자락
허준성 지음 / 마음지기 / 2018년 2월
평점 :
<홋카이도 그 해 여름 끝자락>은 평범한 직장인이자 남편, 아빠 혹은 작가, 여행가이기도 한 저자 허준성이 홋카이도에 1달간 살며 겪은 일들을 엮어서 낸 책이다. 작가는 '제주도 1달 살기'같은 말이 유행이던 2014년경 제주도에서 한 달을 살아봤는데, 그때의 추억이 너무나 좋았다고 한다. 1달간 낯선 곳에서 살아보는 것은 단순히 긴 여행과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언제나 외국에서도 1달을 살아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이런 저런 상황들이 잘 맞아떨어져 회사에 육아휴직 1달을 내고 일본의 북쪽 섬 홋카이도에 가 1달을 살게 된다.
그런 이력으로 이 책은 조금은 독특한 위치에 있다. 여행에세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 가이드북도 아닌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는데, 그 애매한 맛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사실 글솜씨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소 거칠고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겪었던 것들을 재미있게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아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책 디자인이 아주 예쁘게 잘 되어 있었는데, 저자가 직접 찍은 풍부한 사진들을 이용해 책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외국으로의 여행과 외국에서의 삶은 전혀 다르다. 2달간 외국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여행한 것 보다, 저자처럼 1달간 외국의 특정 도시나 지역에서 1달간 살아보는 것은 분명히 그 경험의 밀도 차이가 크다. 아마 여행을 어느 정도 다녀 본 사람들은 이 말의 차이를 잘 알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외국에 쉽게 가는 시대에는 사람들이 또 다른, 새로운 자극을 원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호기심과 자극을 대리만족 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롭다.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지만, 여러 상황(회사에 다닌다던가 등) 상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은 짧게나마 시간을 내서 이렇게 외국에 살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흥미로운 책이었다.